[취업문 이렇게 뚫었죠]올해 1월 LG화학 입사한 남민현 씨

  • 입력 2009년 4월 30일 02시 57분


이 회사에 인생 걸겠다 생각
다른 곳 다 포기하고 매달리니
低스펙 ‘촌놈’에게도 기회 오더군요

‘토익 825점에 농촌(경남 의령) 출신. 지방대(부산대 경영학과) 졸업. 가진 자격증은 달랑 운전면허증 하나뿐.’

최근 취업 시장은 구직자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야말로 ‘고(高)스펙의 전쟁터’다. 국내 대기업 입사 지원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토익 만점자에서부터 해외 유명대학 출신, 거기에 자격증 수가 열 손가락을 훌쩍 넘어서는 지원자들이 즐비하다.

올해 1월 6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LG화학에 입사해 정보전자소재본부에서 일하고 있는 남민현 씨(27)의 프로필은 그들과 비교하면 초라할 정도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1년 동안 어학연수를 한 것이 남 씨 이력의 전부.

스스로를 ‘의령 촌놈’이라고 말하는 그가 치열한 취업 관문을 통과한 비결은 무엇일까.

○ 진심으로 입사를 원하라

남 씨는 입사를 위한 첫 번째 조건으로 ‘취업하겠다는 간절한 마음’을 꼽았다. 아무리 스펙이 좋고 능력이 출중해도 면접관들은 회사에서 일할 마음이 없는 구직자를 ‘귀신같이’ 골라낸다는 것. 입사 지원을 했으면 그 회사에 대해 철저히 알아본 후 진심으로 가고 싶다는 각오로 입사 과정에 임하라는 것이 남 씨의 조언이다.

“사실 저도 지원 전까지는 LG화학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입사 지원을 하고 LG화학의 조직 문화와 현황을 알아보고 난 후 더욱 입사하고 싶어지더군요.”

LG화학은 남 씨가 대학 졸업반이 되어 처음 지원한 회사다. 지원 후 LG화학에 근무하는 선배들을 만나보고 그 회사에 대한 ‘갈망’이 커졌다. 그는 면접 과정에서 다른 회사의 입사 시험 일정이 줄줄이 있었지만 모두 포기했다. 그렇게 LG화학에 ‘다걸기(올인)’했다.

남 씨는 “LG화학과 같은 글로벌 기업에 인생을 걸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입사 과정에서 그런 점을 적극적으로 피력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이미 LG화학에 입사한 선배들이 하나같이 ‘꼭 들어오라’며 격려해 준 것도 남 씨의 결심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다만 유의할 점 하나. 그렇다고 회사에 대한 애정을 ‘거짓으로’ 꾸며낸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남 씨는 “회사에 대해 철저히 알아봐야 한다”며 “지원한 회사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면접에 가면 합격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 취업 준비, 하려면 제대로 하라

다음은 취업 준비. 남 씨는 입사를 위해 따로 취업 스터디를 하지 않았다. 토익이나 학점 등은 어차피 서류전형만 통과할 수 있을 정도면 된다고 봤다. 취업 시즌이 시작된 후 남 씨는 면접 준비에 최선을 다했다.

이를 위해 전공 교수나 조교들에게 모의 면접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LG화학 면접을 볼 때는 학과 교수 2명과 박사과정 선배 3명 등에게 모의 면접을 봤다. 남 씨는 “비슷한 나이대의 학생들끼리 모여서 모의 면접을 해 봐야 지적할 수 있는 게 한정돼 있다”며 “면접 연습은 10세 이상 차이가 나는 손윗사람에게 부탁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경영학 전공이지만 회계를 부전공한 것도 취업에 큰 도움이 됐다. 일반 기업에서 회계 쪽은 항상 필요한 분야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남 씨는 “대학 시절에는 현장을 먼저 체험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경험과 기업이 원하는 것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면접을 볼 때 항상 면접관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대답하는 것도 좋은 면접 태도”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인사 담당자가 말하는 합격 요인 ▼

―본인의 위치에서 성실히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역량과 올바른 태도 및 사고방식 등 반듯한 인성이 돋보인 신입사원.

―본인이 희망하는 직무에 지원하기 위해 회계학을 부전공하고 높지 않은 공인영어 점수에도 영어 프레젠테이션 면접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등 노력하는 태도가 돋보임.

―신입사원이 가져야 할 남다른 열정으로 회사 업무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태도도 높은 점수.

―학교생활에 충실히 임해 학점을 비롯한 자기관리가 남보다 뛰어남.

―회사에 대한 내용을 사전에 매우 자세히 준비해 그 열정과 준비성을 높이 평가함.

▼ LG화학은 어떤 회사 ▼
국내 1위 화학기업… 올바른 가치관 지닌 도전형 인재 선호

LG화학은 1947년 창립 이후 60년 이상 흑자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국내 1위 화학기업이다. 해외법인이나 지사는 총 25개로 지난해 15조 원의 매출 중 65% 이상을 해외시장에서 올렸다. 최근에는 미국 GM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되는 등 차세대 ‘녹색 성장’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LG화학이 선호하는 인재상은 기본에 충실하며 올바른 가치관을 지니고, 차별화된 역량을 갖추어 최고를 목표로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이다. LG화학은 우수한 능력뿐 아니라 남과 차별화되게 노력하는 사람, 올바른 태도와 사고를 지닌 사람을 선호한다. 올해는 상반기 100여 명의 인턴을 비롯해 총 400여 명의 신입과 경력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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