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처 국가들 “OECD와 공조 거부”

  • 입력 2009년 4월 14일 03시 01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로부터 조세 피난처로 지목받은 국가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대표적인 나라는 스위스. 스위스는 8일 OECD에 대한 분담금 13만6000유로의 납부를 거부한 데 이어 추가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AFP통신 등 외신이 현지 신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스위스는 OECD가 발표한 조세피난처 목록에서 ‘그레이리스트’(Grey list·회색국가군)로 분류된 바 있다.

현지 일간지인 노이에취르허차이퉁은 12일 스위스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스위스가 중국, 인도 등 이머징 마켓(신흥시장) 국가와의 공조를 저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또 2011년 OECD 사무총장 선거에서 멕시코 앙헬 구리아 현 총장의 재선을 방해하고 8650만 달러에 이르는 회비 납부도 연기할 방침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OECD는 2일 조세정보 교환에 관한 국제 기준을 준수하지 않거나 비협조적인 국가를 대상으로 정도에 따라 블랙리스트, 그레이리스트로 분류했다. 블랙리스트엔 말레이시아 우루과이 필리핀 코스타리카가 포함됐다. 스위스 벨기에 리히텐슈타인 등 38개국은 현재 국제 기준엔 어긋나지만 향후 준수할 것을 약속한 그레이리스트에 올랐다.

스위스는 발표가 나온 직후 분류 근거에 의문을 제기하며 즉각 반발했다. AFP통신은 스위스 정치인들이 자국 정부가 은행 비밀주의 관련법을 완화하기로 발표했는데도 이 같은 발표가 나온 것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구리아 사무총장은 스위스 연방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을 통해 “스위스는 OECD 기준을 충족하는 조세 정보 교환에 대해 단 한 건도 서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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