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하이닉스반도체 한전KPS(옛 한전기공) 뉴서울컨트리클럽 벡스코 등 18개 기업의 정부 보유 지분을 국제경쟁 입찰을 통해 외국 자본에 팔기로 했다. 이 가운데 하이닉스반도체 등 일부 기업은 경영권 확보가 가능한 수준의 지분이 매물로 나오기 때문에 사실상 외국자본이 경영할 가능성이 높다.
28일 복수의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최근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해양부 등과 협의해 외국 자본에 우선 매각할 수 있는 기업 18곳을 1차로 선정했다.
지경부는 22일 이런 내용을 담은 ‘전(全) 부처 외국인 투자유치 확대방안’을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대책회의에 보고했지만 해당 공기업 및 증시 등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언론에는 구체적인 매각 대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외국 자본이 매각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기업은 △하이닉스반도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민간회사 7곳 △작년 8월 1차 공기업 선진화 방안 발표 때 민영화가 확정된 뉴서울컨트리클럽 △한전KPS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지분의 일부만 매각하기로 한 공기업 4곳 △LG파워콤 벡스코 등 공공기관 출자회사 6곳이다.
현재 금융위원회와 재정부 등이 공적자금 투입 기업과 공공기관 출자회사 가운데 국제경쟁 입찰에 넘길 기업을 선별하고 있어 2월 중순경 ‘외자(外資) 유치용 매각대상 기업’을 최종 확정할 때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자본도 입찰에 참여할 수는 있지만 대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최대한 자제한다는 방침이어서 국내 자본이 해당 기업의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18개 매각 대상 기업 중 공공성이 높은 기업은 지분의 일부만 외국 자본에 팔고 경영권은 현행대로 공공기관이 유지하기로 했다.
이런 방침에 따라 인천국제공항공사나 한전KPS 등 국가 기간시설과 관련된 기업은 50% 미만의 지분만 외국인에게 매각된다. 공공기관 출자비중이 50% 미만인 LG파워콤은 정부 지분을 모두 팔아도 경영권에는 변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