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결국 롯데백화점 방 비운다

  • 입력 2009년 1월 21일 02시 54분


매장 위치 막판협상마저 결렬… 7곳서 철수

세계적 명품 브랜드 ‘샤넬’ 화장품이 결국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 등 전국 주요 지점 7곳에서 철수한다.

▶본보 7일자 B4면 참조롯데백화점 “샤넬화장품, 방 빼”
샤넬은 20일 보도자료에서 “샤넬은 국내 중요한 비즈니스 파트너인 롯데백화점과 수개월간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해 29일자로 롯데백화점 본점, 잠실점, 노원점, 영등포점, 부산점, 대구점, 광주점 내 7개 샤넬 화장품 매장을 철수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한 본보의 첫 단독 보도 이후에도 매장 면적과 위치 변경을 놓고 이날까지 협상을 벌이던 양측이 결국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결별’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롯데 측은 “샤넬이 명품 브랜드라는 이유로 매출이 좋지 않은데도 무리하게 좋은 입지를 요구해 7개 매장에 대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샤넬은 “롯데의 경쟁사인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점에 샤넬이 입점한 데 따른 보복성 조치”라고 맞섰다.

샤넬 관계자는 “롯데의 계약 해지가 불공정하지만 롯데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어 매장을 빼기로 했다”며 “롯데가 백화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횡포를 부린다”고 비난했다.

양측의 결별이 결정된 20일은 샤넬과 롯데에는 피 말리는 하루였다. ‘매장 철수’와 ‘극적 합의’가 몇 차례씩 번복됐다. 롯데백화점에선 민감한 사안이라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직접 상황 보고를 받았다. 막판까지 양측의 설명이 엇갈렸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콧대 높기로 유명했던 샤넬과 국내 1등 백화점인 롯데백화점은 상호 비방으로 각자의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 소비자들의 ‘명품지상주의’가 명품 업계의 기세를 높였던 것 같다”며 “입점 업체들에 횡포를 부렸던 백화점도, 명품이란 이유로 안하무인이었던 명품 업계도 모두 반성할 만한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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