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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1월 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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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성공하자 잇따라 진출 선언
“동네 주유소 죽이기” 업계선 반발
‘이마트+SK네트웍스’ ‘홈플러스+GS칼텍스’ ‘롯데마트+에쓰오일’ ‘농협하나로마트+자체 정유브랜드’….
최근 주요 대형마트가 정유사와 손잡고 잇따라 주유서비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대형마트가 운영하는 주유소의 기름값은 일반 주유소보다 L당 100원가량 저렴해 ‘불경기’와 ‘고유가’라는 이중고(二重苦)에 시달리던 소비자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첫발 내디딘 이마트 ‘대박’
대형마트 주유소 사업에 첫 깃발을 꽂은 회사는 이마트.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SK네트웍스와 함께 경기 용인시 구성점과 경남 통영점의 매장에 각각 주유소를 열어 주유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마트 주유소의 평균 가격은 인근 주유소보다 L당 80∼110원 싸다. 미국처럼 셀프 주유 방식을 도입하고 손해를 보지 않는 선까지 마진율을 낮추는 등 가격인상 요인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100원의 차이’에 소비자들은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이마트 측은 “구성점의 경우 12월 22일 주유소를 열어 17일 동안 12억 원가량(약 100만 L 판매)의 매출을 올렸다”며 “당초 예상한 매출액의 3배 규모”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올해 전북 군산점과 전남 순천점에도 주유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 할인마트 주유소 확산되지만…
이마트의 성공에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도 주유사업 행보를 서두르고 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각각 올해 새로 문을 여는 경기 평택시와 경북 구미시 매장에 주유소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도 경기 수원시와 고양시 농협하나로마트 안에 주유소를 짓고 올해 5, 6월에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농협은 석유중개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할인마트처럼 기존 정유사와 제휴하지 않고 직접 자체브랜드를 만들어 주유사업을 할 예정”이라며 “석유의 조달 원가 자체를 낮춰 셀프 방식이 아닌 주유원 방식의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싼값에 기름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형마트의 이 같은 영업이 지방의 소규모 주유소 죽이기에 불과하다는 주유소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매장 방문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주유소를 운영한다지만 생업이 걸린 인근 주유소는 폐업을 고민할 만큼 타격이 크다”며 “소비자와 기존 주유업계가 모두 살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대응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