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보다 싼 휘발유값’ 내년 3월까지 이어질 듯

  • 입력 2008년 11월 15일 02시 58분


이달 초 시작된 국제 석유시장의 원유와 휘발유 가격 역전현상이 내년 3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미(對美) 석유제품 수출이 줄어들고, 국내 정유회사의 정제마진도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14일 ‘원유와 휘발유 현물가격 역전현상의 원인 분석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휘발유 수요 감소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반영돼 휘발유 가격이 원유 가격 아래로 떨어지는 특이 현상이 발생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휘발유는 각종 비용을 감안하면 원유보다 비싼 게 정상이지만 이달 5일부터는 휘발유가 원유보다 싼 이례적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이달 4일 휘발유는 배럴당 55.31달러(싱가포르 현물시장의 옥탄가 92 기준)로 두바이유 현물가격인 55.21달러보다 비쌌지만 5일에는 각각 59.26달러와 59.36달러로 역전됐다. 이런 현상은 13일까지 이어져 휘발유는 47.01달러로 2005년 1월 이후 약 3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두바이유(47.35달러)보다 0.34달러 낮게 거래됐다.

이는 미국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지난달 하순 이후 휘발유 가격이 원유 값보다 더 빠른 속도로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문배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시장분석실장은 “미국 휘발유 재고(在庫)가 9월 중순 이후 빠르게 증가하는 데다 10월 중순부터는 휘발유 수입 물량도 급감하고 있다”며 “국내 정유회사들의 대미 석유제품 수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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