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 기자의 digi談]‘최고의 직장’ 구글 간식을 줄인다네요

  • 입력 2008년 11월 11일 02시 58분


“구글이 음식 메뉴를 줄이다니….”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미국 구글이 최근 금융위기 탓에 직원들에 대한 음식 제공을 줄였다고 합니다. 가장 성장성이 큰 회사로 꼽혀온 구글에도 이번 금융위기는 냉정한 현실인 모양입니다.

신선한 과일과 다양한 메뉴, 일하는 곳에서 손을 뻗치면 언제나 음식물을 집을 수 있을 정도의 풍족함. 구글의 음식은 ‘누구나 일하고 싶어 하는 최고의 직장’이라는 이 회사의 상징물과도 같았습니다. 그런 만큼 미국 언론은 구글의 이번 조치에 대해 “Snack Attack(스낵 공격), Snack Crackdown(스낵 탄압)”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호들갑을 떨더군요.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 같은 유수의 기업이 사무실 냉장고에 캔 음료 대신 1.5L들이 용기의 음료수를 사다 놓고, 복도의 불도 끄고 있습니다. 종이컵 대신 개인용 머그컵을 사용하는 것은 비용 절감의 단골 메뉴입니다.

쩨쩨해 보이지만 이런 조치들은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기업의 경영지원 담당 임원들은 이 같은 조치가 비용을 절감하는 것보다는 ‘우리 회사가 이렇게 어렵구나’ 하는 위기감을 전파해 근무태도를 바꾸는 데 쏠쏠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하더군요.

그래서인지 직장인들 사이에 위기감은 이미 확산돼 있습니다. 한 외국계 기업 근무자는 최근 세계 각 지사 직원들 사이에서 공감을 얻으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한 보고서를 기자에게 보내왔습니다.

미국 유명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아캐피털의 ‘벤처와 경기침체(Startups and economic downturn)’라는 이 보고서는 ‘슬라이드 셰어’라는 보고서 공유 인터넷 사이트에서 무려 30만여 명이 읽고 9300여 명이 내려받았습니다.

이 보고서는 ‘좋은 시절 다 갔다’는 의미로 ‘Good Times’의 묘비 그림으로 시작됩니다. 결론 부분에서는 ‘감원(減員)하고, 돈을 아끼라’고 조언하며 ‘현실을 인정하든지(Get Real), 아니면 집에 가든지(Go Home)’라고 겁을 줍니다.

하지만 위기감이 지나치면 자칫 우울증에 빠질 수 있습니다. 경기침체에 대한 긴장감은 높이되 힘이 빠질 정도로 위기감을 부추겨도 안 될 것 같습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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