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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23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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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카드사태 고비마다 리스크 관리 진두지휘… ‘혁신의 삼성’ 명성 쌓아
《삼성그룹은 창사(創社) 이후 몇 차례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바꾸고 극복하면서 성장해왔다. 삼성의 금융 중공업 화학 서비스 부문을 이끄는 사령탑에는 ‘리스크 관리’에 강한 최고경영자(CEO)가 많다. 그들의 비결은 과감한 혁신과 ‘창조경영’이었다. 》
○ ‘글로벌 금융 삼성’을 이끄는 사람들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은 이건희 전 회장 퇴진 후 대외적으로 삼성그룹을 대표하며 40명의 계열사 사장이 참여하는 사장단협의회를 주재한다. 삼성생명 제일모직 제일제당 삼성항공 삼성증권 등 삼성 계열사에서의 대표이사 재직 기간만 25년에 이르는 대표적인 ‘장수(長壽) CEO’다. 외환위기가 닥친 1990년대 후반 그룹 구조조정위원회장으로 비상 경영전략을 주도했다.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은 현장경험과 금융지식, ‘부드럽지만 분명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금융 삼성’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2001년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설립으로 교통사고 감소에 기여했다. 2007년에는 500여만 명의 참여를 이끈 ‘보장자산 캠페인’을 벌였다.
지대섭 삼성화재 사장은 삼성생명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의 재무 관리 기획 업무를 두루 거쳐 손해보험의 국제화 전략 추진의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삼성화재를 ‘손해보험의 삼성반도체’로 만들겠다”는 그는 꼼꼼하면서도 추진력이 강하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그룹의 금융 관련 대형 인수합병(M&A)과 신규사업 진출 등을 주도하며 삼성 금융부문의 실질적 산파 역할을 해 왔다. ‘건전한 성장(Sound Growth)’을 강조하는 그는 외국 금융기관의 고위 인사가 방한하면 꼭 만나고 갈 만큼 해외에서도 유명하다.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은 2003년 당시 카드 사태로 어려움을 겪던 회사를 맡아 흑자로 전환시켜 ‘턴 어라운드(Turn Around) 경영’을 유행시켰다. ‘금융회사의 이익은 리스크 관리가 전제된 이익이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강재영 삼성투신운용 사장은 기획력과 추진력이 돋보이며 회사를 글로벌자산운용사로 도약시킨 금융전문가. 최근 미국발(發) 금융위기 속에서도 수탁액 1위를 달리는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줬으며 사람과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중시한다.
○ 중화학-물산-서비스업 분야 CEO들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은 2001년 취임 후 매년 130일 이상 해외에서 수주활동을 진두지휘한다. 지난해 212억 달러의 수주금액은 2001년(17억 달러)의 12배가 넘는다. ‘변화에는 한계가 없다’는 게 지론이며 각종 신(新)공법과 신개념 선박의 창안자이기도 한다.
고홍식 삼성토탈 사장은 외환위기 직후 부실기업으로 평가됐던 회사(당시 삼성종합화학)의 구원투수로 2001년 투입됐다. 과감한 구조조정과 강력한 혁신활동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03년 프랑스 토탈그룹과의 합작 과정에서 협상력도 보여줬다.
허태학 삼성석유화학 사장은 ‘혁신 전도사’로 불린다. 삼성에버랜드(옛 중앙개발) 대표로 재직할 때 창조경영의 표본인 ‘내륙에 만든 바다-캐리비안베이’를 만들었다. 석유화학 제조업에 서비스업의 가치를 접목하는 혁신을 진행 중이다.
이용순 삼성정밀화학 사장은 반도체 종합화학 등 그룹의 중요 신규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온 관리·기획통. 2003년 취임한 뒤 ‘전자재료 중심의 정밀화학 전문기업’이란 비전을 설정했다. 매월 임원과 사원이 함께 공장별 개선활동을 편다.
이해진 삼성BP화학 사장은 경영합리화와 생산성 향상을 통해 어려운 회사 경영을 정상화시킨 재무·기획 전문가. 정확한 역량 평가를 토대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업무를 추진하는 스타일이다.
이상대 삼성물산 사장은 삼성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來美安)’을 국내 정상에 올려놓은 주인공. 끊임없는 도전정신으로 버즈두바이 같은 세계 초고층 빌딩 시공실적 1위, 국가고객만족도 11연패 등 각종 신기록을 만들어가고 있다. 미래지향형 주거문화를 중시한다.
지성하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은 ‘꿈 전도사’로 불린다. ‘미래는 꿈꾸는 사람들의 몫’이라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미국 멕시코 만 유전 인수 참여, 신재생에너지 사업 본격화 등 사업구조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은 ‘미래를 디자인하는 창조기업’이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가치경영을 중시한다. 수입에 의존하던 첨단소재 사업을 개척하며 사업 플랫폼 재구축에 성공했다. 2002년 2조863억 원이던 연간 매출은 올해 4조 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연주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국내 최대의 플랜트 전문기업을 이끌고 있는 재무 전문가. 동남아 플랜트 시장에 집중했다가 외환위기 때 치명상을 입은 회사에 강력한 경영혁신 처방을 내렸다. 올해 수주 6조 원, 매출 3조2000억 원의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박노빈 삼성에버랜드 사장은 2002년 취임 이후 에너지 환경 음식서비스 등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했다. 2000년 7500억 원이던 연간 매출이 지난해 1조5000억 원으로 성장했다. 중국에 테마파크 운영 노하우도 수출했다.
성영목 호텔신라 사장은 회사를 글로벌 서비스 명문 기업으로 도약시키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을 듣는다. 3월 인천국제공항에 신라면세점을 입점시켰고 최근 베이커리 사업도 크게 확장했다. 2006년 면세업계 최초로 대한민국 유통 대상을 수상했다.
노인식 에스원 사장은 그룹 전략기획실 인사지원팀장을 거친 대표적 인사통이다. 남녀차별 없고 학력과 연공서열보다 능력과 업적을 중시하는 신인사제도를 만든 주역이다. 고객의 재산을 지키는 경비회사의 최고 덕목으로 ‘정직’을 강조한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광고-홍보 등 아이디어형 CEO 포진▼
김낙회 제일기획 사장은 자신을 CEO가 아닌 ‘최고 아이디어 경영자(CIO·Chief Idea Officer)’로 부른다. 2개월 아이디어 방학 같은 ‘아이디어 경영’으로 유명하다. 제일기획 첫 공채(2기) 출신 사장으로 국내 광고산업을 발전시킨 공로로 1991년 국민포장을 받았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SERI) 사장은 연세대 교수로 25년간 재직하며 쌓은 해외 연구기관들과의 폭넓은 관계를 활용해 SERI의 글로벌화를 이끌고 있다. 중국사무소를 설립하고 일본종합연구소(JRI)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동아시아 연구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삼성브랜드관리위원회 위원장인 이순동 사장은 신문기자 출신으로 1981년 삼성전자 홍보팀에 합류한 뒤 기업 홍보를 전문 분야로 육성하는 데 기여했다. 올림픽 스폰서십을 확보해 삼성의 글로벌 브랜드화를 이끌었으며 한국PR협회장을 맡고 있다.
한용외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은 1994년부터 삼성의 사회공헌조직을 맡아 ‘사회공헌=경영의 핵심요소’라는 인식을 전파해 왔다. 삼성어린이집, 독도박물관, 삼성미술관인 ‘리움’의 건립 등을 진두지휘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 ‘2008 재계 파워엘리트’ 시리즈는 매주 화 목요일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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