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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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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에 미국발 금융위기 예측 루비니 뉴욕대교수 경고
누리엘 루비니(사진) 미국 뉴욕대 교수가 8일 “미국의 금융시스템은 현재 심장마비(cardiac arrest) 상태”라며 2006년 7월 자신이 제시한 ‘미국 경제 및 금융시장이 붕괴로 가는 12단계’ 시나리오의 최종 단계인 12단계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루비니 교수는 현재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면서 진행되고 있는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를 2년 전에 정확하게 예측해 주목받은 인물.
그는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경제전문 웹사이트 RGE모니터에 올린 글에서 “경솔하게 이런 표현을 쓰지는 않지만 미국 금융시스템이 붕괴 위기에 처한 게 분명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루비니 교수가 제시한 시나리오 12단계 중 후반 4개 단계는 헤지펀드의 몰락(9단계)→주가 급락(10단계)→유동성 고갈(11단계)→금융기관 강제 청산(12단계)이다.
그는 앞서 1997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위기와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를 각각 1년 전에 내다봤으며 올해 2월에는 1, 2개 투자은행의 파산을 예측하기도 했다.
루비니 교수는 6일 미국 민간 싱크탱크인 외교협회(CFR)와의 인터뷰에서 현 위기를 멈추게 할 처방책도 내놓았다.
그는 지난주 미 하원이 7000억 달러 규모의 구제법안을 통과시켰지만 현재의 금융위기를 끝내기에는 부족하다고 평가한 뒤 다면적인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루비니 교수는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공조해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를 막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유동성 공급을 보장해야 하며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비은행권에도 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되 △이것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FRB가 직접 기업에 단기 대출을 제공해야 한다고 대응책을 제시했다.
우연하게도 루비니 교수가 이런 해법을 제시한 직후인 7일 FRB는 단기 기업대출 시장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기업어음(CP)을 직접 매입하겠다고 발표했고 8일에는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기준금리를 낮추는 긴급 조치를 취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