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비관과 낙관 사이 해법은…

  • 입력 2008년 10월 4일 04시 18분


금융위기로 미국 경기가 급격한 하강국면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반면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투자자들이 신뢰감을 되찾으면 금융시장은 물론 경제도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를 내놓는 등 경제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일 금융시장 위기가 심화함에 따라 미국 경제가 급격한 경기하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IMF는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서 “지난해 여름 시작된 금융혼란이 전면적인 경제 위기로 바뀔 수 있고 미국에서도 급격하게 경기하강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에 비해 유로권 15개국은 금융위기의 충격과 경제성장 둔화를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글렌 허버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장과 크리트 메이어 부학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집값 하락이 현재의 금융위기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미국이 현재의 위기를 해소하려면 떨어지는 집값부터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값 하락이 관련 증권의 손실을 불러오고 이 때문에 금융기관의 자본이 줄어들어 대출을 억제해 다시 집값이 하락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허버드 학장 등은 집값은 부분적으로 모기지 금리에 좌우되기 때문에 모기지 금리를 낮춤으로써 악순환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손성원(전 LA한미은행장)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2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주미 한국상공회의소 주최 세미나에서 “미국의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이미 파급됐고 돈이 돌지 않는 극심한 신용경색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무너진 신용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교수는 “불안감 때문에 금융기관이 일반 고객에게는 물론 은행끼리도 돈을 빌려주지 않고 현금을 쌓아둬 신용경색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우량기업인 AT&T도 돈을 빌릴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그는 “급락하는 미국 주택가격이 안정되기 전에는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최소한 내년 상반기는 돼야 미국 주택가격이 안정되거나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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