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질 수 없다! 경기방어株의 힘

  • 입력 2008년 9월 18일 03시 01분


하락장-널뛰기장서도 묵묵히 버티는 생필품-공공재株 주목

실적 호전-고배당 기대주 투자해볼만

“상승장서 잘 안오르는 것도 감안해야”

증시가 냉온탕을 오가며 등락을 반복하자 투자자들이 돈을 넣어둘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월가에서 날아온 충격으로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6.10% 폭락했던 16일에 이어 17일에는 곧바로 37.51포인트(2.70%) 올라 1,400 선을 회복했다.

증시의 변동성이 요즘같이 커진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경기 방어주’를 주목하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경기 방어주는 경기가 하락해도 사람들이 소비하지 않을 수 없는 생활필수품, 공공재와 관련된 종목이다.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만큼 하락장에서도 다른 종목보다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다.

주요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 또는 포트폴리오 담당자들에게 유망 경기 방어주 5종목씩을 추천받았다. 추천된 종목들은 실적이 뒷받침되거나 뚜렷한 호재가 있다는 게 공통점이었다.

특히 급락장에서 선전한 KT&G와 SK텔레콤은 각 증권사 모델 포트폴리오에 대부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16일 1700원(1.86%) 오른 9만3100원에 거래된 KT&G는 대표적 경기 방어주. 대우증권 측은 “하반기에도 홍삼 사업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수익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환율 수혜주”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하나로텔레콤의 초고속 인터넷과 결합 상품을 내놓은 SK텔레콤도 추천 종목에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이 여전히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고, 마케팅 비용도 감소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내수 부진에도 꾸준히 실적을 내고 있는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포함됐다.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 고객을 확보하고 마케팅, 인건비를 절감하는 등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우리투자증권은 신세계를 추천하면서 “백화점을 고급화하고 할인매장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등 소비 양극화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경기 방어주 가운데서도 12월 배당수익을 노릴 수 있는 배당주를 추천했다. 율촌화학은 배당수익률이 7.5%에 이르는 대표적 고배당주. 대신증권 측은 에쓰오일과 부산은행도 각각 5.5%, 4.8%의 배당수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 방어주도 분명한 약점이 있다. 바로 상승장에서 맥을 못 춘다는 점.

경기방어주는 주가 변동성이 적어 장이 하락하면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지만 상승장에서도 둔감하게 반응해 시장의 반등만큼 오르지 않는다.

대신증권 최진 연구원은 “경기 방어주는 9, 10월에 증시 반등을 기다리며 단기적으로 안전하게 투자하기 좋은 종목”이라며 “경기 방어주에 일단 투자했다가 4분기(10∼12월) 이후 증시가 본격 반등할 때쯤 경기 민감주로 옮겨 타는 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경기 방어주로 분류된 종목들이라도 각 기업의 기본 실력을 반드시 살펴야 한다.

김승현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 팀장은 “경기 방어주 가운데 일부 종목은 실적 전망이 어두워 주가가 부진하다”며 “경기 방어주가 오히려 실적 저하로 경기를 방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 투자하기 전에 각 종목의 펀더멘털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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