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만기일 ‘위기’는 없었다

  • 입력 2008년 9월 10일 03시 07분


외국인, 채권 1800억 순매수… 코스피는 22P 하락

외국인 보유채권의 만기가 7000억 원가량 몰려 있는 9일 외국인들이 상장 채권을 1800억 원가량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채권을 한꺼번에 팔아 떠나면서 한국에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는 ‘9월 위기설’은 더더욱 현실과 멀어지게 됐다.

9일과 10일은 외국인 보유채권의 만기가 각각 6868억 원, 4조9959억 원 몰려 9월 위기설의 운명을 가르는 날로 인식돼 왔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상장 채권 1783억 원어치(잠정)를 순매수해 1일부터 순매수 규모가 모두 1조4273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는 됐지만 결제가 마무리되지 않은 채권을 합치면 순매수 규모는 2조1000억 원으로 불어난다.

금감원 관계자는 “9월 만기도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약 1조5000억 원의 채권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이날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로 위기설은 설득력을 거의 잃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1조 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해 단기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했다. 한은 관계자는 “9, 10일 22조6000억 원 정도의 국고채 만기 상환을 앞두고 단기금융시장의 안정 차원에서 자금을 공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 미국발(發) 호재로 폭등한 주가와 원화 가치는 9일에는 지나친 급등에 대한 경계감으로 하락 반전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15포인트(1.50%) 하락한 1,454.50에 마감됐다. 전날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290포인트 가까이 급등했지만 이날 국내 증시는 차익 실현을 위한 매물이 쏟아지며 낙폭이 커졌다.

전날 매수 우위를 보인 외국인은 하루 만에 다시 ‘팔자’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4.60포인트(1.00%) 내린 454.82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9.90원 오른 1101.3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4%포인트 하락한 5.80%로 거래를 마쳤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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