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24억달러 지불… 中 최대 주스회사 ‘꿀꺽’

  • 입력 2008년 9월 5일 03시 04분


코카콜라가 13억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 최대 주스 회사인 후이위안(匯源) 주스그룹을 24억 달러(약 2조7140억 원)에 현금 인수하기로 했다고 4일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이는 외국 기업의 중국 기업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코카콜라는 지난주 홍콩증시 후이위안의 종가인 주당 4.14홍콩달러의 3배가량인 주당 12.20홍콩달러(약 1770원)를 인수조건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고가의 인수 제안은 “코카콜라가 중국 음료 시장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코카콜라의 인수 제안 소식에 3일 후이위안 주가는 10.94홍콩달러로 치솟았다. 반면 코카콜라의 주가는 3일 뉴욕증시에서 0.6% 하락했다.

무타 켄트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주신리(朱新禮) 후이위안 회장, 프랑스 다농그룹 등 3대 대주주가 인수 조건에 합의해 66%의 주식을 취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 주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사업을 강화할 기회”라며 “신제품 개발과 판매, 유통 등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해 말 현재 중국 과일주스 시장의 9.7%를 차지하고 있는 코카콜라는 후이위안을 인수함으로써 점유율을 단숨에 20%로 끌어올리게 됐다.

탄산음료의 대명사인 코카콜라는 중국에서 경제성장과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시장 규모가 매년 급증하고 있는 과일주스 등 비탄산음료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리서치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중국 과일주스 시장은 지난 5년 동안 판매액이 160% 증가하는 등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탄산음료 판매액을 넘어섰다.

미셸 황 유로모니터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의 입맛 변화로 중국 음료 시장의 성장엔진이 과일주스 및 야채주스로 바뀌고 있다”며 “이번 인수로 코카콜라가 중국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인수 제안이 최종 성사되기 위해서는 중국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로이터통신도 “승인 여부는 외국 기업의 중국 공략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음료 시장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코카콜라가 베이징 올림픽 최대 후원사였던 점을 고려할 때 승인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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