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中企들 “기보-신보 통합 중단을”

  • 입력 2008년 8월 20일 06시 29분


정부가 부산에 본사를 둔 기술보증기금(기보)과 서울에 있는 신용보증기금(신보)의 통합을 추진 중인 가운데 부산지역 중소기업과 시민단체가 통합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벤처기업협회, 부산정보기술협회, 부산중소기업협회, 부산여성벤처협회, 엑스포트클럽 산사 회원사 200개 업체 대표들은 19일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기보 통합 저지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정부가 경기불황으로 경영난에 직면한 중소기업에 지원책을 내놓아야 할 판에 여론호도용으로 기보·신보 통합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정치적 논리로 졸속 통합을 강행할 경우 전국 300만 중소기업인, 유관단체와 함께 통합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의 보증기관 통합이 기술혁신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위축으로 연결돼 중소기술벤처기업이 파탄될 우려가 높다”며 “금융기능의 특화를 통해 지역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상의와 부산벤처기업협회,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등 관련기관과 시민단체는 이번 주 중 정부부처를 방문해 기보·신보 통합 철회를 촉구할 계획이다.

또 21일에는 부산시의회 회의실에서 부산시 경제진흥실장, 대학교수, 부산상의, 언론계,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토론회를 열어 통합논의의 부당성과 독자 존치에 대한 결의문을 채택할 방침이다.

기보는 1989년 우수 중소기업의 발굴 및 육성을 위해 설립된 기술금융종합지원기관으로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다.

기보 측은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리서치가 보증기관 통합에 대해 여론조사를 한 결과 각각 82%와 76%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부의 국정과제인 ‘기술금융 활성화와 금융지원체제 선진화’를 위해선 기보의 기술금융 특화 및 전문화가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보증기관의 업무 중복이란 지적에 대해 기보는 벤처기업 등 기술혁신형 기업을, 신보는 도소매업 등 일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업무영역이 차별화돼 있고, 기능도 기보는 기업의 기술력을, 신보는 단순히 보증을 통한 자금 지원으로 구분돼 있다고 밝혔다.

박환기(56) 부산벤처기업협회장은 “정부 당국자들이 정치적 논리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기술선진화와 나라의 미래를 위해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따져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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