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 대출자들 한숨 소리…금리 최고 9.5%까지 치솟아

  • 입력 2008년 8월 17일 20시 43분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연 9.5% 수준까지 치솟는 등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집값이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계속 오르면 대출을 받아 집을 사둔 사람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신한은행은 이번 주 적용되는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7.88~9.48%로 지난주보다 0.22%포인트 올렸다고 17일 밝혔다.

최고금리인 9.48%는 2002년경 고정형과 변동형 금리가 분리된 이후 시중은행의 고정형 최고금리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이 은행의 고정형 최고금리는 5월 6일(7.89%) 이후 3개월 여 동안 1.59%포인트 상승했다.

국민, 하나은행도 각각 7.74~9.24%와 8.64~9.24%로 1주일 전보다 각각 0.15%포인트, 0.12%포인트 고정형 금리를 올렸다.

주택담보대출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변동형 금리 역시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의 이번 주 초 변동형 금리는 6.58~8.18%로 지난주 초보다 0.04%포인트 올랐으며 기업은행은 6.46~7.96%로 0.06%포인트 올랐다.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은행들이 은행채, 양도성예금증서(CD)를 많이 발행해 고정형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 변동형의 기준인 CD금리가 동반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4일 현재 3년 만기 은행채 금리(AAA등급 기준)는 연 7.08%, CD금리는 5.79%다.

올해와 내년에는 거치기간이 끝나는 주택담보대출이 몰려 있어 원금과 함께 오른 금리로 이자를 갚아야 하는 대출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유선진당 박상돈 의원에 따르면 올해 거치기간이 끝나는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18조2000억 원, 내년에는 37조7000억 원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대출상환 시점이나 거치기간 연장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면서 "이들을 연체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 조건만 맞으면 거치기간 등을 연장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류원식기자 rews@donga.com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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