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도시 개발 계획 확정… 인근 지역 3색 반응

  • 입력 2008년 8월 2일 02시 56분


냉랭… 강남 “변두리잖아요”

우려… 송파 “집거래 더 위축”

기대… 성남 “개발 덕 좀 볼까”

‘지역 우선’ 청약하려면 내년 하반기까지 주소 옮겨야

“강남권을 대신할 수 있을까요. 강남 사람들 눈에는 ‘변두리’로 보일 텐데요.”

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하루 전 정부가 강남권 아파트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위례신도시를 세우는 계획을 확정해 발표한 데 대한 반응이었다.

이날 강남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위례신도시에 대해 문의하는 전화는 거의 없고,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대체로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강남구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도 “위례신도시는 임대주택 비율이 43%로 높아 ‘고급 주거지’라는 이미지를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다소 엇갈리는 반응을 보였다.

송파구 가락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요즘 나오는 건 시세보다 20% 싼 급매물뿐이지만 거래가 거의 안 이뤄진다”며 “위례신도시까지 들어서면 교통체증이 심해져 이 지역 아파트 거래가 더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기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 부동산114 박영숙 대표는 “서울과 가까운 위례신도시는 발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변 지역도 이익을 볼 것”이라며 “추정 분양가가 3.3m²(1평)당 1100만 원 정도인데 장기적으로 2000만∼3000만 원까지 오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위례신도시가 여러 행정구역에 걸쳐 건설되는 만큼 같은 신도시 안에서도 아파트가 들어서는 지역에 따라 투자가치도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위례신도시에는 4만6000채의 주택이 건설되며, 이 중 송파구에는 2만314채, 성남시에는 1만5240채, 하남시에는 1만446채가 들어선다. 송파구에 배정된 주택은 모두 서울 주민에게 우선 배정되며 성남시, 하남시 주택은 30%를 해당 지자체 주민에게 배정하고 나머지는 수도권 전체 주민에게 분양한다. 블록별 주택 공급시기와 물량 등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닥터아파트의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안에서 지역우선공급을 받으려면 해당지역 거주기간이 1년 이상 돼야 한다”면서 “경기 주민이 서울지역 우선공급물량을 분양받으려면 2009년 하반기 중에는 거주지를 옮겨 둬야 2010년 하반기 첫 분양 물량에 청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이진석(한국외국어대 법학과 4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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