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쓴소리는 성장 촉진제… 많이 들어야죠”

  • 입력 2008년 6월 27일 03시 12분


■ 남중수 KT 사장의 목포 현장경영 ‘동행 인터뷰’

“고객을 향한 현장직원들의 열정과 노력이 없었다면 KT가 지금의 성과를 낼 수 없었을 겁니다. 현장을 돌며 직원과 고객들을 직접 만나는 것이 제게는 큰 힘이 됩니다.”

KT 민영화 이후 처음 사장 연임에 성공하고 지난달 한국능률협회로부터 ‘2008 한국의 경영자상’ 수상자로 선정된 남중수(53·사진) KT 사장의 현장경영을 동행 취재하기 위해 25일 전남 목포시 용당1동 KT 동목포지점 앞에서 그를 만났다.

남 사장은 이날 목포지사와 배로 1시간 거리의 안좌도 현장 곳곳을 누비면서 ‘고객감동’과 ‘직원들의 헌신’을 거듭 강조했다.

한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남 사장과의 인터뷰는 모두 이동하는 차나 배안에서 이뤄졌다.

인터뷰가 진행된 남 사장의 차 안은 무선인터넷 수신기, 위성방송수신기 등 IT 기기로 둘러싸인 ‘미니 사무실’과 같았다.

그는 조수석 뒤편에 만들어진 간이 책상 위에 노트북을 놓고 실시간으로 그날의 보도자료와 e메일 목록들을 확인했다.

“내부 보고서는 못 봐도 보도자료는 모두 직접 확인합니다. 아무리 짧은 것이라도 ‘고객과의 소통’을 위한 것이니 꼼꼼히 봐야죠.”

남 사장은 취임 이후 ‘고객감동’ ‘고객중심 사고’ 등 ‘고객가치 혁신’을 강조해 왔다.

이날 현장을 돌면서 만난 고객들에게 가장 많이 한 말도 “불만이 있으면 꼭 연락해 달라. 전해주신 개선안은 반드시 반영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기자에게까지 “KT의 문제가 뭐라고 보느냐”고 역(逆)인터뷰를 해 올 정도였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최근 KT의 고객 불만 접수 건수는 경쟁사 대비 2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남 사장은 최근 통신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KT와 KTF의 합병설에 관해서도 “고객가치와 주주가치의 극대화라는 기준만을 보고 일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산업의 흐름은 ‘융합’입니다. 전화든 인터넷이든 유선과 무선의 분리가 의미 없어진 상황에서 각각의 서비스로 고객을 감동시키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요. 흐름은 확실합니다. (합병은) 방법과 시기의 문제만이 남았을 뿐이죠.”

KT의 현장직원과 같은 조끼를 착용한 남 사장은 이날 90명이 넘는 직원과 고객을 만나 악수를 나눴다.

직원들의 책상 위에 놓인 가족사진을 보며 자녀들의 안부를 묻는가 하면, 방문하는 현장마다 식당과 샤워실, 여직원 휴게실 등을 꼼꼼히 살피는 모습이었다.

남 사장은 “직원들이 다니기 즐거운 회사를 만들면 그 즐거움이 고객들에게도 전해지리라 믿는다”며 “그 힘을 모아 한국의 성장동력을 키워나가는 기업을 만드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목포=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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