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 들어간 등원론…민주, 국회서 철야농성

  • 입력 2008년 6월 26일 02시 58분



▲ 영상취재: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고시 강행 의지를 밝힌 25일 통합민주당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국회 내 철야농성을 시작했다.

손학규 박상천 공동대표, 원혜영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 30여 명은 이날 밤 국회 본관 3층의 본회의장 앞 공간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정부 고시를 즉각 연기하고,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통한 식탁안전 확보 방안을 수용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저녁 “한나라당이 고시를 유보하면 민주당은 즉각 국회에 등원한다”는 제안을 내놓는 등 막판 절충을 시도했으나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한나라당 측은 “관보 게재를 통한 공식화(26일)는 추가협상을 벌이면서 미국과 약속한 국제적 합의로, 한국 정부의 대외공신력이 걸린 문제”라며 민주당의 고시 유보 요구를 거절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의원 32명은 이날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국민 무시 일방통행 이명박 정부를 규탄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30분간 거리 시위를 벌였다.

맹형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청와대 영빈관 앞에서 이들과 만나 “민주당 의원들의 충정을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으며, 이날 낮 행정관을 민주당 의원총회장에 보내 사전협의를 하는 등 야당에 대한 예우에 적극 나섰다.

그러나 이날 오후 2시간여 동안 진행된 민주당 의총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성토장이 됐다. 정장선 김성순 의원 등이 ‘즉각 등원론’을 거론했으나, 날선 강경 발언들에 파묻혔다.

이날 서갑원 원내 수석부대표는 주호영 한나라당 원내 수석부대표를 만나 절충을 시도했으나 평행선을 그었을 뿐 성과 없이 끝났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쇠고기 국정조사를 실시하기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등을 요구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국회 등원 조건인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 처리를 사전에 합의해 줄 수는 없지만 의원들의 자유투표를 실시해 통과 여부를 가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가축법 자유투표를 적극 검토하고, 개원 즉시 국회에 ‘쇠고기 특위’를 설치해 현안 질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야당의 조속한 등원을 촉구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 영상취재: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