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튀는 LED 조명시장… 독점 기술 ‘반짝 반짝’

  • 입력 2008년 6월 12일 03시 04분


평판LED조명 생산업체 케이디티

수명길고 에너지는 적게 써 차세대 조명기구 각광… 매출 80% 해외서 벌어

11일 충북 청원군 옥산면 오창과학단지 내 케이디티 공장 1층 연구개발실.

흰 방진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연구원 두 명이 조심스럽게 광변환형광필름(PLF·Photo Luminescent Film)을 인쇄기 위로 올리고 있었다.

PLF는 발광다이오드(LED)에서 나오는 빛을 햇빛처럼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는 얇은 필름이다. LED를 조명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고영욱(46) 케이디티 사장은 “기존 LED 조명의 백색 빛은 눈에 피로감을 줬는데, PLF를 LED 위에 덮으면 태양광에 가까운 빛을 낼 수 있다”며 “자동차 신호등이나 인테리어용 특수 조명등에 사용하던 LED를 최근에는 실내 조명등에도 적용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22일 ‘LED산업 성장동력화 발전 간담회’를 열고 공공기관의 조명 시설을 LED로 바꾸고 500억 원 규모의 LED 조명 보급 촉진 펀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케이디티는 지경부가 꼽은 ‘LED 조명 분야 우수업체’ 중 하나다.

○ ‘자연에 가까운 빛을 찾아라’

“LED 조명등의 장단점을 설명해 달라”고 요청하자, 고 사장은 기자를 제품 전시실로 데리고 갔다. 고 사장이 LED 조명등을 향해 리모컨을 누르자 불그스름한 백열 조명에서 밝은 빛의 형광 조명으로 바뀌었다.

그는 “PLF 기술을 이용한 평판 LED 조명등의 가장 큰 장점은 백열등과 형광등 빛을 모두 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은 리모컨으로 조명을 바꿔줘야 하지만, 수년 내에 태양빛에 자동으로 반응하는 실내 조명등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LED를 사용하면 같은 밝기의 백열등에 비해 전기요금을 80%, 형광등에 비해서는 20%가량을 아낄 수 있다. LED 조명 수명은 평균 10년으로 백열등의 20배, 형광등보다는 3배 이상 길다. 그만큼 LED 조명등을 많이 사용하면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다.

고 사장은 “LED 조명등은 형광등과 비교해 3배 정도 비싸다”며 “LED 칩 가격이 조명등 제조 단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향후 LED 조명등 수요가 늘어나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면 칩 가격과 조명등 가격이 함께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평판 LED 조명등 1위 업체

2004년 2월 설립된 케이디티는 지난해 평판 LED 조명으로 3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매출액 1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케이디티의 임직원 수는 50여 명. 이 중 75%가 연구개발(R&D) 인력이다. 기술 중심의 기업인 만큼 연간 매출액의 3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에서 LED 조명등은 아직 흔치 않다. 하지만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형광등과 백열등을 LED 조명등으로 바꾸는 추세라고 한다. 지난해 케이디티는 매출액의 80%를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등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업체로 통한다.

고 사장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도 LED 조명사업에 뛰어들 정도로 LED 조명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케이디티는 평판 LED 조명의 독점적 기술을 바탕으로 이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원=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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