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재계 파워엘리트]금호아시아나그룹

  • 입력 2008년 5월 13일 02시 59분


“M&A가 성장동력” CEO들 하늘-땅서 도약

박삼구회장등 4인의 회장단 유기적 결합… 몸집 키우고 투명경영 이끌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최근 몇 년간 그룹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

2006년 대우건설에 이어 올해 초에는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등 굵직한 기업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며 외양을 키운 것이 가장 두드러진다.

2003년만 해도 매출규모가 8조3000억 원이었으나 올해는 이보다 3배를 넘는 26조450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계열사 52개의 총자산규모도 26조7000억 원으로, 올해 자산기준 재계 순위는 2006년보다 3계단이나 오른 10위(민영화된 공기업 포함)에 랭크돼 있다.

그룹의 대외적 이미지도 상승하는 분위기다. 2006년 그룹 창사 60주년을 맞아 들고 나온 ‘아름다운 기업’ 캐치프레이즈는 특히 기업의 투명경영과 사회 공헌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사가 증폭되던 시기적 요인과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워낙 단시간에 덩치 큰 기업들을 잇달아 인수한 것과 관련해 재계 일각에서는 면밀한 후속 대책이 수반되지 않으면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회장단이 그룹 경영의 핵심축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역량을 단시간에 모아 도약을 이룬 데는 2002년 9월 취임한 박삼구 회장의 리더십을 필두로 사업부문별 최고경영진의 유기적인 보좌가 큰 몫을 했다.

박삼구 회장은 총사령관이면서 야전사령관 역할까지 수행한다. 특히 5, 6개 쟁쟁한 대기업 컨소시엄과 맞붙었던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의 인수전(戰) 때는 박 회장이 직접 제안서 작성과 입찰가격 결정 등 세부 전략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제시한 몇 가지 키워드는 곧바로 그룹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졌다. 취임 직후 박 회장은 “여러 인종이 모여 최강대국이 된 미국을 배워야 한다”며 ‘하이브리드(잡종) 강세론’을 들고 나왔다.

신입사원부터 ‘파이낸스(재무) 마인드’를 갖게 한 것도 성과다. 올해 초 제시한 ‘500년 영속 기업 기반 구축’의 이면에는 건실한 재무구조 유지가 우선돼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아름다운 기업’ 또한 박 회장이 사실상 고안해 낸 문구다. △존경받는 경영 △소외계층 지원 △문화예술 지원 △환경·안전 경영 등의 구체적 실천과제들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다가서는 인상을 남겼다.

이 같은 경영의 성과로 그는 지난달 세계적인 회계법인 언스트앤드영(Ernst & Young)으로부터 ‘최우수 기업가 마스터상’을 받았다. 1986년 이 상이 생긴 이후 한국 기업인으로는 처음 받은 상이다.

박삼구 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화학부문 회장은 1978년 금호실업을 시작으로 그룹 내 화학계열사를 두루 맡으며 ‘위기관리’ 측면에서 괄목한 만한 성과를 이뤘다. 외환위기는 물론 1980년대 이후 5, 6차례 있었던 유가 폭등을 예측해 전략을 세운 덕에 화학부문이 ‘지속 성장’이 가능한 안정적 계열사로 자리 잡는 데 기여했다.

1969년 금호㈜로 입사한 박찬법 항공부문 부회장은 초창기 성장 가능성이 불투명하던 아시아나항공을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동맹체인 ‘스타얼라이언스’에 조기 가입시키고 1990년대 후반부터 흑자로 전환시키는 데 많은 공을 세웠다. 그는 전문 경영인이지만 박찬구 회장과 비슷한 이름 때문에 오너 경영인으로 ‘오해’받은 에피소드도 많다.

신훈 건설부문 부회장은 국내에서 흔치 않은 최고정보책임자(CIO) 출신 경영자다. 아시아나항공 설립 초기에 예약관리 온라인시스템 구축을 진두지휘하며 정보통신 전문가로 명성을 쌓았다. 금호건설 사장 재직 때인 2004년에는 각종 재무지표 관리에 두각을 보이며 주가 상승률을 계열사 중 최고 수준으로 이끌기도 했다.

○계열사를 이끄는 전문경영인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이 1946년과 1948년에 ‘광주택시’와 ‘광주여객’을 설립한 것이 모태다. 타이어 석유화학 건설 등이 1970년대 이후 줄곧 핵심 근간 계열사로 분류됐으며, 1980년대 후반부터는 생명보험과 항공 계열사도 새로 들어섰다.

이원태 금호고속 사장은 중국 합자사를 11개로 늘렸고 베트남에도 2개의 합자사를 설립하는 등 ‘글로벌 운송 네트워크 구축’에 큰 역할을 했다. 폭넓은 인맥을 통해 그룹 계열사의 중국 진출을 돕고 있으며, 2005년부터는 한중우호협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오남수 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은 총수인 박삼구 회장을 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대우건설, 대한통운 M&A 실무를 맡았다. 재무와 전략에 능해 신(新)성장동력 발굴 같은 그룹 차원의 중추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와인 전문가’로도 명성이 높다.

현장 엔지니어 출신인 오세철 금호타이어 사장은 재직 중에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연구개발(R&D)에 대한 열정이 눈에 띈다. 이미 21개 관련 특허와 5개 실용신안을 자신의 이름으로 출원한 ‘타이어 전문가’로도 유명하다.

기옥 금호석유화학 사장은 지난해 사장 취임 1년 만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대 실적을 냈다. 여수공장 증설이 끝나는 2009년에는 미국 ‘굿이어’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 합성고무 생산업체로 올려놓을 계획이다.

이연구 금호건설 사장은 ‘건설 외길’을 걸어왔다. 1977년 금호건설에 입사한 이래 경부고속도로, 인천국제공항 등 굵직굵직한 토목사업 프로젝트에 참여해 왔다. 2006년 11월 사장 취임 후 2007년에 매출액 22%, 수주액 48%를 각각 상승시키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도 1977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줄곧 해외 토목현장과 국내 주택사업을 담당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주택 경기 상승기에 ‘푸르지오’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도입하고 잇따른 분양 성공을 이뤄내며 ‘제2의 대우건설 전성기’를 이끌었다.

2004년 우리은행에서 영입돼 온 최병길 금호생명 사장은 ‘프로다운 고객서비스’ 철학을 내세우며 회사의 내부 체질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뤘다. 올해 하반기에는 생명보험사로는 처음으로 상장할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물류 - 레저 분야 CEO들 “우리가 그룹 차세대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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