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문어발 사업, 이젠 접을래”

  • 입력 2008년 5월 2일 02시 59분


“나 다시 돌아갈래. 원래 제일 잘했던 분야로.”

‘커피의 제왕’ 스타벅스에서 요즘 흘러나오는 절박한 외침이다.

서적과 음반, 영화 같은 엔터테인먼트 사업 분야로 무분별한 확장을 지속해오던 스타벅스가 최근 실적 악화로 휘청거리고 있다. 결국 회사가 선택한 해결책은 핵심역량인 음료 사업에 집중하는 것.

스타벅스는 조만간 새로운 과일 스무디 두 종류를 선보일 것이라고 지난달 30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과일과 얼음, 크림이 각각의 층으로 나뉘는 이 건강음료는 “눈이 즐거운 아름다운 음료”라고 스타벅스는 설명했다.

언뜻 보기엔 평범한 신제품 발표에 불과하지만 외신은 이를 스타벅스가 최근 주주와 고객에게 약속한 ‘변화’의 신호로 해석했다.

하워드 슐츠 회장이 지난주 실망스러운 1분기 실적을 예고하면서 “핵심사업에 집중하고 이와 상관이 없는 분야는 구조조정하겠다”고 선언한 직후 나왔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4년간 주력해온 엔터테인먼트 사업 비중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히어 뮤직(Hear Music)’의 음반제작 사업은 협력업체인 콩코드뮤직그룹에 넘기고, 영화 사업에서도 손을 떼기로 했다. 엔터테인먼트 담당 사장이던 켄 롬바드 씨는 회사를 떠났다.

다만 서적판매 사업은 유지할 계획이다. 커피 매장에 책을 진열해 판매하는 것은 음료사업과 크게 동떨어지지 않는 연관사업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CNBC방송은 “스타벅스가 실수에서 교훈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며 “커피에 더 신경 쓰기 위해 과거에 힘써온 사업을 하나씩 떼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타벅스의 실적 부진은 일차적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미국의 경기침체와 이로 인한 소비 감소에 따른 것.

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커피사업과 상관없는 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분야로 문어발식 확장을 하면서 집중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스타벅스는 그동안 직원 600명 감원, 음료 가격 인하 등의 자구책을 내놓았지만 주가 하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지난달 24일에는 주가가 하루 만에 10.4%나 떨어지기도 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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