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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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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이나 우롱” 주민들 반발
대한주택공사가 2003년 공급된 경기 고양시 풍동주공아파트 등에서 분양가의 최고 38%를 이익으로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민들은 “폭리가 드러났다”며 분양가 반환 소송에 나설 예정인 데다 “원가 공개는 시장원리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많아 주공아파트 분양가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주택공사는 분양원가를 사상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고양 풍동지구 2·3블록과 화성 봉담지구 5·6블록의 분양원가를 각각 1946억 원과 2645억 원이라고 29일 밝혔다.
주공은 풍동 2블록에서 원가(1310억 원)보다 500억 원 높은 분양가를 책정해 38%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3블록에서는 원가보다 23.3% 높은 분양가를 받았다. 2·3블록 전체로 계산하면 원가 1946억 원, 분양가 2594억 원, 수익 648억 원 등으로 수익률은 33.2%였다.
풍동지구 2·3블록은 1270채여서 주공은 한 채에 5120만 원의 이익을 남겼다.
화성 봉담지구 5·6블록은 원가 2645억 원, 분양가 2774억 원, 수익 129억 원 등으로 나타나 4.9%의 수익률을 보였다.
주공은 지난해 8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공급한 88개 단지의 분양 원가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번에 2곳만 공개했다.
주공의 이번 원가 공개는 대법원이 지난해 6월과 8월 “풍동·봉담지구 입주민들의 원가 공개 요구는 정당하다”고 판결한 데 따른 것. 주공은 대법원 판결 후에도 원가 공개를 미루다 최근 판결사항을 강제로 이행시키는 ‘간접강제’ 신청이 접수되자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원가를 놓고 주민들은 분양가 반환 청구 소송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풍동2지구 원가공개 소송 대표인 입주민 민왕기(40) 씨는 “지구에 따라 최고 38%의 이익을 챙긴 것은 폭리”라며 “폭리를 취한 것이 드러난 만큼 분양가 반환을 위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주공이 2002년 이후 공급된 88개 단지의 분양가 공개를 약속해놓고 뒤늦게 입장을 뒤집은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공은 “분양가는 원가뿐 아니라 주변 여건과 시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며 “분양으로 얻은 이익은 국민임대 등 손실이 불가피한 공공주택 공급에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