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밖에 날라” 공기업 사장공모에 현직 관료 지원 전무

  • 입력 2008년 4월 21일 02시 54분


도로공사 -코레일 등 공기업 5곳 사장 공모 마감

새 정부 들어 공기업, 공공기관의 기관장 물갈이가 한창인 가운데 최근 지원서 접수를 마감한 공기업의 신임 최고경영자(CEO) 공모에서 경쟁률은 어느 때보다 높았으나 현직 관료 출신은 한 명도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최근 사장이 물러난 11개 공기업 가운데 한국도로공사, 코레일(옛 철도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KOTRA, 전력거래소 등 5곳이 사장 지원서 접수를 마쳤다.

주택금융공사 사장에는 공사 내부 출신자를 비롯해 금융계, 재계, 학계 등에서 22명이 지원했고, 도로공사와 코레일 사장에는 각각 17명과 12명이 지원했다. 과거 공기업 사장 공모에는 많아야 5명 정도가 지원했으며 사실상 현직 고위 관료가 내정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공모에서 관료 출신은 KOTRA 사장에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또 도로공사, 코레일, 전력거래소, 주택금융공사에는 관료로는 오래전에 공직을 물러난 사람만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새 정부 들어 공무원 출신이 공기업 기관장에서 배제되는 분위기여서 ‘괜히 지원해봐야 찍힌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청와대로부터 ‘관료 출신은 곤란하며 특히 공직을 떠난 지 6개월 미만인 사람은 안 된다’는 뜻을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그 대신 민간 출신들이 이 같은 분위기를 읽고 대거 공기업 사장에 지원하고 있다는 것.

민간 출신 중심으로 사장 공모가 이뤄지는 추세는 공모 절차를 앞둔 대한주택공사, 한국토지공사 등 다른 공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와 관련해 전·현직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관료 출신이라고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김동원 기자 davis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