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대어’ 대우조선 인수전 불붙었다

  • 입력 2008년 4월 18일 03시 06분


한화“그룹 총력전 펼칠것” 가세… 포스코 GS 두산과 4파전

‘조선 호황-다양한 사업군’ 매력… 인수가 10조원대 전망도

《한화그룹이 17일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을 공식 선언하면서 ‘대우조선 인수전(戰)’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대우조선 인수 의사를 표명한 기업만 벌써 7, 8개에 이르는 등 올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最大魚)’로 급부상한 대우조선 인수전에서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 한화, “제2의 창업이라는 각오로 추진”

한화그룹은 이날 서울 중구 장교동 본사에서 제조, 서비스, 건설, 금융 등 부문별 사장단이 참여한 ‘글로벌 경영전략 회의’를 열고,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그룹의 총력을 기울이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김승연 회장이 지난해 1월 태국 경영전략회의에서 글로벌 역량이 있는 신규 사업과 기업 M&A를 적극 추진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화 측은 설명했다.

한화 측은 “지난해 1월 태국 회의 이후 1년여 외부 컨설팅사와 함께 검토 작업을 벌였고, 태스크포스팀도 운영해 왔다”고 밝혔다.

한화는 2조 원가량의 사내(社內) 유보금과 재무투자, 전략적 투자 등으로 인수 대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날 사장단에 “제2의 창업이라는 각오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 추진 선언은 GS그룹 허창수 회장이 16일 “가용한 자원을 집중 투입해 확실한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며 대우조선해양 인수 의지를 거듭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왔다.

허 회장은 지난해 말 “GS홀딩스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맡을 것”이라고 언급한 후 인수를 위한 물밑 작업을 해왔다.

포스코와 두산그룹 역시 대우조선 인수에 관심 있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어 치열한 ‘4파전’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 4개사 외에도 동종 업계의 현대중공업, STX그룹, 동국제강 등도 언제든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대우조선 왜 인기있나

주요 기업들이 대우조선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조선 분야의 호황으로 상당 기간 회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는 데다 플랜트, 에너지, 기계 등 다양한 사업군을 가지고 있어 연관 산업의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 때문에 인수전이 본격화되면 당초 8조 원 선으로 예상되던 대우조선의 인수 가격이 10조 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성급한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GS와 한화는 대우조선의 인수로 선박부문과 해양플랜트 분야에 새롭게 진출하면서 그룹의 규모와 역량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대우조선의 해양플랜트 분야는 GS건설의 육상플랜트 분야와, 에너지운반선 및 원유시추선 분야는 GS칼텍스와 ‘궁합’이 잘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 역시 신(新)성장동력으로 에너지를 비롯한 다양한 자원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 만큼 에너지 관련 선박 부문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어렵지 않게 관련 사업부문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박 금융 및 보험 분야에도 효자노릇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포스코도 대우조선의 선박과 해양플랜트 분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회사 역시 최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에너지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안정적인 철강 수요처 확보를 위해서라도 철강 소비량이 많은 대우조선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산은 발전플랜트에 강점이 있고, 기계와 엔진 분야도 크기 때문에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종합적인 중공업·플랜트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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