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본격적 한국 철수준비?

  • 입력 2008년 3월 31일 02시 57분


2조7400억원 부실 카드債원금 5% 안팎에 매각

론스타가 한국의 신용카드 사태 때 사들인 카드 부실채권(NPL)의 매각에 나섰다.

론스타는 수천억 원대의 손해를 보며 채권 액면가의 5% 안팎 수준에서 채권을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매각이 손익을 따진 ‘재무적 판단’이라기보다는 ‘한국 시장을 떠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과 관련한 소송이 진행 중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한국 내 자산관리·운용사인 허드슨어드바이저코리아는 이 회사가 보유한 LG 삼성 우리카드 등 카드부실채권의 최종 낙찰자를 28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는 2003년 허드슨어드바이저코리아를 통해 카드부실채권 2조7400억 원어치를 액면가의 18% 정도인 4900억 원에 인수했다.

입찰에 참여했던 한 업체의 관계자는 “통상적인 매각 절차였다면 채권만 파는 게 정상이지만 이번에는 300∼400명에 이르는 채권추심 인력까지 함께 넘기는 조건이 제시됐다”면서 “이 때문에 입찰 참가자들은 론스타가 철수 준비를 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론스타가 앞으로 외환은행 지분을 나눠 팔고 한국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론스타는 현재까지 지분 매각, 배당금 등을 통해 외환은행 투자 원금의 85.4%인 1조8398억 원(세전 기준)을 회수했다.

따라서 카드부실채권에서 손실을 보더라도 외환은행의 지분(51.0%)을 매각하는 데 성공한다면 한국에서 최대 6조∼7조 원대의 수익을 낼 것으로 금융권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론스타 측은 “채권 매각은 매입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투자 활동의 일부일 뿐”이라고 밝혔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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