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男들은 벌써 들었습니다”

  • 입력 2008년 3월 7일 02시 47분


수수료 면제…높은 금리…여성 대상 금융 상품 남성들에 인기

하나은행의 ‘여우예금’ 남성 가입률 40% 달해

아파트 관리비 이체 등 가입조건만 맞으면 OK

회사원 강석우(34) 씨는 남자이면서도 지난달 하나은행의 여성 맞춤형 상품인 ‘여우예금’에 가입했다. 아파트 관리비를 이 통장으로 자동이체하거나 적금에 가입하는 등 몇몇 조건만 갖추면 다른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강 씨는 “여성 관련 부가 서비스는 받을 수 없지만 0.1%포인트라도 아쉬운 상황에서 금리가 높아 주저 없이 선택했다”고 말했다. 6일 기준 여우예금 금리는 최고 연 6.1%. 하나은행의 일반 정기예금 금리(최고 5.64%)보다 0.46%포인트나 높다.

은행의 여성 대상 상품들이 실속 있는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주거나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기 때문에 강 씨 같은 남성 가입자 비율도 40%나 된다.

은행들이 여성 대상 상품에 공을 들이는 것은 가정 내 금융상품 선택권을 주로 여성이 행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주거 밀집지역에 있는 지점에서 은행을 찾는 고객의 80%가 여성이었다. 사무실 밀집 지역에서도 은행을 방문하는 고객 중 여성의 비율이 60%로 남성보다 많았다.

하나은행의 여우통장은 상대적으로 가입의 문턱이 높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전달에 이 통장을 이용해 신용카드를 결제한 금액이 10만 원 이상 되면 은행에서 거래할 때 내는 각종 수수료를 월 10회까지 면제해 준다. 또 △아파트 관리비 자동이체 △적금 또는 적립식 펀드로 월 20만 원 이상 자동이체 △신용대출 30만 원 이상 △전월 통장 평균잔액 100만 원 이상 등의 조건 가운데 2개만 충족하면 수수료가 무제한 면제된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5월 내놓은 ‘홈 앤드 스위트 저축예금’은 선보인 지 1년이채 안 됐지만 20만7000계좌(5일 기준)를 넘어섰다. 이 은행은 1년간 신규 예금상품 가입 계좌 수가 10만 계좌를 넘으면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아파트 관리비를 이 통장을 이용해 자동이체하면 월 5회까지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이 은행의 주택청약예금이나 부금에 새로 가입하면 0.2%포인트의 우대 금리도 얹어 준다.

이 은행이 내놓은 ‘홈 앤드 스위트’ 카드는 홈쇼핑에서 물건을 살 때 할인율이 이 은행의 신용카드 가운데 가장 높다. GS, CJ 현대 등 3개 홈쇼핑에서 물건을 살 때 최대 8%까지 싸게 살 수 있다. 리바트, 리첸, 안데르센 가구를 구입할 때에도 최대 1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SC제일은행의 ‘레이디퍼스트통장’도 전월 예금 평균 잔액이 100만 원 이상이면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여성 대상 상품들은 여성 고객들을 위해 특화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명품여성통장’은 자동화기기를 이용한 뒤 소매치기나 강도를 당했을 때에 대비한 상해보험에 무료로 들어준다. 통장에 가계부처럼 월별 입출금액 합계도 표시해 준다.

기업은행의 ‘여성시대통장’은 가입한 본인 외의 다른 사람은 계좌를 조회하지 못하도록 했다. 주부 등 여성 고객들이 ‘비자금’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특화한 상품인 셈이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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