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1명에 6명이 지갑열어… 아동복 46%↑

  • 입력 2008년 3월 5일 02시 58분


■ 신용카드 의류 구입액 비교

저출산시대 오히려 고가제품 수요 급증

여성복 14% 늘고 남성복은 13% 줄어

19개월짜리 딸을 키우고 있는 주부 이명진(35) 씨.

이씨는 딸의 옷을 살 때 주로 백화점의 해외 제품 매장을 찾는다. 해외 구매 사이트도 자주 이용한다. 이 씨는 “딸아이 하나만 키우다보니 옷 한 벌을 사주더라도 제대로 된 걸 사주고 싶어 더 비싼 제품에 손이 간다”고 말했다.

이 씨뿐 아니라 이 씨의 친정 부모와 시아버지 시어머니도 수시로 손녀에게 비싼 옷이나 장난감을 사다 안긴다.

비씨카드의 신용카드 사용 현황에 따르면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로, 태어나는 아이가 많지 않은데도 한국 소비자들의 아동복 지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를 이용해 구입한 2007년 한국 소비자들의 아동복 지출금액은 2005년에 비해 46%나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14% 증가에 그친 여성의류나 13% 감소한 남성의류에 비해 대단히 높은 수준이다.

롯데백화점 구매담당인 이선신 상품기획자(MD)는 “고가 아동복 수요는 계속 급증하는 추세”라며 “아이 한 명에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 등 6명이 돈을 쓴다는 뜻의 ‘원 마우스 식스 포켓’(one mouth six pockets)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설명했다.

20대 남성의 신용카드 의류 지출액은 2005년에 비해 2007년에 85%나 증가했다. 하지만 50대의 의류 지출액이 같은 기간 23% 감소하는 등 2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의 남성의 의류지출은 감소했다. 20대 남성의 경우 맞춤복 소비도 크게 늘어 2년 만에 맞춤복 구입금액은 186% 증가했다.

주5일 근무제가 소규모 기업까지 확산됐고, 근무 때 캐주얼 복장을 허용하는 직장이 늘어 상대적으로 비싼 남성정장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의류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FnC코오롱의 양문영 과장은 “옷을 직접 고르는 20대 남성들이 남성의류의 주 소비층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