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검색대 안쪽에선 요즘…면세점 상권 리모델링中

  • 입력 2008년 2월 28일 02시 55분


호텔신라 내달부터 영업 개시… 최대 매장 확보

롯데-AK 주요 취급 품목 바꿔… 판도 변화 촉각

《국내 면세점 업체들이 다음 달 1일 인천공항에서 사활을 건 경쟁에 나선다. 지난해 6월 경쟁 입찰을 통해 결정된 인천공항 면세점 2기 사업자들의 영업이 이날 시작된다.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외국계 면세점인 DFS가 탈락하고 호텔신라가 새로 들어갔다. 롯데호텔과 애경그룹 계열사인 AK글로벌은 사업권을 유지했다. 면세점 수익을 국가 홍보에 사용하기로 한 한국관광공사는 수의계약을 통해 사업을 계속한다.》

○ 새 얼굴 호텔신라 공격적 행보

면세점 2기 사업은 2013년까지다. 나중에 실적을 보고 2년 추가 계약을 할 수 있다.

그동안 향수와 화장품을 주로 취급하던 롯데호텔은 담배와 주류 사업자로 선정됐다. 향수·화장품 판매권은 호텔신라와 AK글로벌이 나눠 갖는다. 관광공사는 잡화와 토산품을 판매한다. 7월 1일 완공되는 신(新)탑승동에는 롯데호텔과 호텔신라만 들어서며 잡화, 의류 등을 주로 판다.

가장 공격적인 행보가 예상되는 곳은 호텔신라로 꼽힌다. 신구 탑승동을 합쳐 4사(社) 가운데 최대 규모(6936m²)의 용지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이런 장점을 살려 역시 4사 중 최다인 27개 매장, 300여 개의 브랜드로 고급 백화점 같은 쇼핑 분위기를 연출하겠다는 전략이다.

AK글로벌도 기대가 크다. 주류나 담배, 잡화에 비해 향수, 화장품의 매출이 높기 때문이다. AK글로벌은 해외 출장을 갈 때 향수·화장품 선물을 어떤 걸로 고를지 모르는 남성 고객을 겨냥해 화장품 쇼핑 도우미 제도를 도입한다. 다음 달 31일까지는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폴크스바겐 뉴비틀, 해외여행 상품권 등을 경품으로 준다.

○ 해외여행객 늘려 면세점 시장 쑥쑥

롯데호텔은 향수·화장품 판매권을 내주게 돼 다소 불리해졌다. 하지만 시내 면세점에서의 판매 노하우와 ‘규모의 경제’로 소비자를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롯데호텔은 인천공항점과 서울 소공점, 김해공항점 등에서 1조1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른 회사보다 2배 이상 더 판매했다. 롯데호텔 면세점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주류회사와 연계한 판매 전략을 연구해 왔다”고 말했다.

매장 개조작업을 하고 있는 관광공사는 작업이 끝나는 5월 1일까지 일부 품목에 대해 할인 판매하기로 했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출국 인구가 늘어나면서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관세청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약 2조5000억 원으로 2003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원화 강세로 외국인 관광객의 면세점 매출이 줄어들었지만 해외 출국 인구가 이 손실을 메우며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한미,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면세점 매력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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