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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2월 13일 0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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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가전에서나 강조되던 사운드 디자인(Sound Design) 강화 추세가 최근 TV, 노트북, 휴대전화 등 전자 분야와 자동차 분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기술의 평준화로 제품 간 핵심 사양 수준이 비슷해지고, 소비자들의 감성 취향이 높아지면서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전략의 하나로 ‘사운드 경쟁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제품(기계)과 사용자(인간) 사이의 교감을 중시하는 최근의 ‘인터랙티브(상호작용) 디자인’ 트렌드와 맞물려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 각 분야 치열한 음향전쟁
TV 분야에서는 이미 경쟁전략의 중심이 ‘화질’에서 ‘소리’로 옮겨가는 추세다. 지난달 LG전자가 출시한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토파즈’는 스피커로 승부를 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제품은 통상 TV 뒷면에 숨겨 넣는 스피커를 TV 테두리 앞면에 숨겨 넣어 입체감 있는 소리 울림을 구현했다.
소니코리아의 TV ‘브라비아’에는 전원을 켤 때 볼륨을 서서히 높여 사용자가 큰소리에 놀라지 않게 하는 특수기능이 적용됐다. 또 TV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소리 가운데 사람 목소리 볼륨만 따로 키우고 줄이는 ‘보이스 줌’ 기능도 넣었다.
노트북은 과거 오디오에서나 볼 수 있던 SRS 음향시스템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추세다. SRS는 3차원 입체음향을 구현해 소리의 질과 현장감을 살려주는 기술로, 현재 삼성, LG, 소니, 도시바 등 주요 업체들이 노트북 제작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도시바는 명품(名品) 스피커 ‘하먼카던’을 내장한 노트북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휴대전화도 MP3플레이어보다 소리 구현이 뛰어난 ‘뮤직폰’이 잇달아 개발되는 등 ‘음향 경쟁’이 한창이다.
‘애니밴드’라는 프로젝트 밴드까지 결성해 적극적인 뮤직폰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최초로 17파이 대형 스피커를 내장한 ‘오디오스타폰(시아준수폰)’을 선보였다.
LG전자는 세계적 음향 전문가 마크 레빈슨을 초빙해 팝 클래식 재즈 등 8가지 음장을 제공하는 ‘랩소디 인 뮤직폰’을 개발했다.
○ ‘홈시어터’보다 좋은 ‘차 스피커’
프리미엄 자동차 업계의 소리 경쟁 또한 치열하다. 세계적 명품 음향 시스템을 적용한 차량들은 10개가 넘는 스피커를 통해 과거 홈시어터에서나 누릴 수 있던 입체 사운드를 제공한다.
현대자동차의 신차 ‘제네시스’는 차량 내부에만 17개 스피커를 설치해 7.1 채널 사운드를 제공한다. 독일의 프리미엄 음향 시스템이 적용돼, 주행 중 주변 소음이 커지면 오디오 소리가 커지고, 소음이 작아지면 오디오 음향도 줄어든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신차 ‘QM5’에 국내 최초로 세계적인 프리미엄 오디오시스템 ‘보스(Bose)’를 장착했다. 이는 차량 개발 초기 단계부터 오디오 엔지니어와 차량 설계자들이 협력해 개발한 것이다.
이 밖에 아우디는 명품 음향기업 뱅앤올룹슨의 시스템, 벤츠는 하먼카던 시스템, 렉서스는 마크레빈슨 시스템을 각각 적용하고 있어, 향후 자동차 업계에서의 소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