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차 ‘빅3’, GO 전략으로 부진탈출 GO!

  • 입력 2008년 1월 15일 03시 03분


미국차 ‘빅3’ GM-포드-크라이슬러

美 디트로이트 모터쇼 둘러보니

‘미국 빅(Big)3는 영광을 되찾을 것인가, 올드(Old)3로 전락할 것인가.’ 13일(현지 시간) 막이 오른 ‘북미 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는 ‘이대로는 안 된다’고 다짐한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의 부활을 예고했다. GM은 76년간 고수해 온 세계 1위 자동차 회사의 자리를 지난해 도요타에 빼앗겼다. 게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미국 차 시장의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러한 위기감 속에 미국 빅3는 이번 모터쇼를 통해 ‘역전의 의지’를 불사르기 시작했다.

○ 에탄올… 리튬이온… ‘에코 부스트’ 엔진…

빅3는 친환경 기술을 통해 세계 자동차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각오로 각종 신기술을 경쟁하듯 쏟아냈다.

‘맏형’격인 GM은 에탄올연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릭 왜거너 GM 회장은 13일 열린 발표회에서 바이오매스(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식물이나 미생물, 동물 폐기물 등)를 에탄올로 전환하는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다각적인 사업 제휴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왜거너 회장은 “에탄올은 환경 문제 해결에 적절하고 즉각 현실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포드는 새로운 엔진기술인 ‘에코 부스트’를 들고 나왔다. 터보 차저 및 연료 직접분사 기술이 적용된 4기통과 6기통 엔진으로 앞으로 연료소비효율(연비)을 20% 개선하겠다는 것. 이 회사는 값비싼 하이브리드카, 디젤엔진에 비해 에코 부스트는 연비를 높이고 성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배기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크라이슬러도 지난해 독일 다임러(벤츠)와의 결별 뒤 친환경을 무기로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친환경’을 간판으로 내건 크라이슬러는 리튬이온 배터리로 달리는 ‘에코보이저 콘셉트카’와 함께 지프 ‘레니게이트 콘셉트카’, 도지 ‘제오’ 등을 내놨다. 또 지난해 9월 이 회사가 출범시킨 ‘ENVI’라는 조직은 전기자동차 생산, 고성능 동력추진장치 기술개발 등 친환경 경영을 이끈다.

○ 글로벌 딜러 영입… 해외판매 가속

미국 소비자는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차,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을 내세운 한국 차의 위협을 받고 있지만 개발도상국 중심의 해외 실적은 청신호가 들어왔다.

크라이슬러는 지난해 북미를 제외한 해외 시장에서 총 23만8218대를 판매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 이 회사의 한국·일본지역 총괄업무자인 안영석 부사장은 “올해 새로운 사업계획의 주요 방향 가운데 하나가 해외 시장 판매 증대”라며 “해외 판매 증대를 위해 딜러망 강화에 힘쓰고 각국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제품 개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GM과 포드도 지난해 북미 이외의 지역에서는 희소식이 들렸다. 특히 매각을 앞둔 포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인도 시장에 5억 달러 이상의 투자, 중국 공장 신설 등 공격적 해외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빅3 모두 도요타 출신 ‘브레인’ 영입에 열을 올린 것도 해외 시장 진출의 무기로 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크라이슬러는 지난해 쌍용자동차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필립 머터우 씨를 부회장 겸 아시아지역 총괄 책임자로 영입했다.

포드도 지난해 말 ‘글로벌생산직’을 신설해 해외 시장 공략에 힘을 보탰고 GM도 세계 1위를 탈환하기 위해 글로벌 인재 영입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자동차업계는 빅3의 ‘재기 선언’으로 미국 독일 일본 한국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이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트로이트=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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