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의 눈]유럽 휴대전화 시장 격랑 속으로

  • 입력 2007년 12월 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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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 상륙작전’ vs 노키아 ‘전방위 반격작전’

미국 애플사가 지난달 아이폰을 유럽 시장에 잇달아 출시했다. 지난달 9일 독일 영국 출시에 이어 지난달 28일 프랑스에서도 아이폰 판매가 시작됐다. 물론 미국에서 아이폰이 출시됐을 때와 같은 소란은 없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시즌에 접어든 유럽에는 지금 아이폰 광고가 거리와 지하철을 뒤덮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무선이동통신 업체인 독일 T모바일, 영국 O2, 프랑스 오렌지와 손을 잡았다.

세계 1위 휴대전화 업체로 특히 유럽에서 강한 핀란드 업체 노키아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노키아는 전방위 방어에 들어갔다. 아이폰의 간편한 모바일 기능과 아이튠 뮤직 스토어 서비스에 맞불을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아이폰 출시에 앞서 무선이동통신 업체인 영국과 독일의 보다폰, 스페인의 텔레포니카, 이탈리아의 텔레콤이탈리아모바일과 손을 잡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곧바로 초고속 인터넷에 접속되는 서비스를 강화했다.

노키아는 무선이동통신 업체와의 제휴를 기반으로 휴대전화를 음악 게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강력한 인터넷 포털 기기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노키아는 4일 유니버설뮤직그룹과 손잡고 무제한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유니버설뮤직그룹은 힙합가수 50센트와 스팅, 머라이어 케리 등 유명 가수를 보유한 세계 1위의 음반회사다. 고객들은 노키아 장비를 구입하면 1년간 유니버설뮤직이 제공하는 음악을 무제한 내려받을 수 있다. 노키아는 내년 하반기에 서비스를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게임과 GPS에서도 어떤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지 벌써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키아의 대응은 남의 일이 아니다. 삼성과 LG도 각각 세계 2위, 5위를 달리는 휴대전화 업체다. 특히 삼성은 프랑스에서 1위, 영국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이폰은 그 가격이 다른 휴대전화에 비해 월등히 높다. 그런 비싼 휴대전화가 유럽에서도 잘 팔린다면 그건 휴대전화로 통화나 문자메시지 정도를 주고받는 시대가 저물고 휴대전화가 인터넷의 주 사용자가 되는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의미한다.

송평인 파리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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