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조선업계 신입교육도 ‘똑소리 나게’

  • 입력 2007년 11월 13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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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호황을 맞은 조선업체들이 신입 직원 교육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조선업체들은 지금의 성장세를 미래에도 이어가기 위해서는 신입 직원부터 ‘남다른 브레인’으로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벌어들인 넉넉한 ‘달러’를 기반으로 신입 사원 교육 투자에 나서고 있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신입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 현장 탐방 교육’을 최근 대폭 개편했다.

사실상 유럽 배낭여행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기존의 프로그램을 회사의 해외 사업장, 해외 고객 회사 탐방 프로그램으로 업그레이드해 생생한 산업 교육 기회로 바꿨다.

올해 채용된 약 180명의 신입 직원은 12개조로 나뉘어 9박 10일간 중동의 오만, 두바이, 이란과 동유럽의 루마니아, 아시아의 중국, 싱가포르 등으로 떠났다.

조별로 회사의 사업장과 고객 회사가 위치한 여러 나라 가운데 원하는 국가를 선택해 스스로 여행 경로를 만들어 창의성과 도전정신도 키웠다.

유봉섭 대우조선해양 인재육성팀장은 “신입 직원들에게 선배들이 직접 개척해 놓은 해외 사업장을 보여 주며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고 확실한 비전을 갖도록 할 것”이라며 “특히 고객사를 직접 찾아가 회사의 세계적 위상을 깨닫고, 그들의 요구사항을 들으며 생생한 실습을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세계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은 신입 사원들을 대상으로 ‘장인혼(匠人魂)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신입 직원이라면 누구나 1주일간 울산공장 기술교육원에서 용접 기술자로 변신해 하루 9시간씩 용접 기술을 익히고 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생하게 체험한다.

황영석 현대중공업 울산공장 기술교육원 과장은 “신입 직원들은 입사 직후 현장 체험 교육을 받아야 나중에 다양한 부서로 흩어지더라도 현장 직원과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마인드를 키우기 위해 대졸 사원 전원에게 단기 해외연수 기회를 준다. 올해는 입사 3년차 271명 전원이 중국과 일본 중동지역 등을 다녀왔다.

최근 노르웨이 크루즈선 업체인 ‘아커야즈’를 인수한 STX그룹은 신입 사원들에게 크루즈선을 타고 중국 사업장을 탐방할 기회를 제공해 눈길을 끈다.

크루즈선은 배 안에 거주, 식사, 운동 시설을 모두 갖춘 호화 여객선으로 척당 가격이 5억∼10억 달러에 이른다.

이제용 STX그룹 인력개발팀장은 “올해 조선업의 호황 덕에 인력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었다”며 “최근 사업 역량이 늘어난 만큼 창의적인 인재경영에 ‘다걸기(올인)’해 미래를 위한 성장동력을 키워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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