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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0월 31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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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은행연합회는 즉각 반박 성명을 내고 “은행에서 종신보험과 자동차보험을 파는 4단계 방카쉬랑스를 당초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은행과 증권업계가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을 놓고 치열한 논리 경쟁을 벌인 데 이어이번엔 방카쉬랑스를 둘러싸고 은행과 보험업계의 사활을 건 대결이 본격화되고 있다.
○ 보험업계 CEO들의 ‘궐기’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 신은철 대한생명 부회장, 황태선 삼성화재 사장, 이철영 현대해상 사장, 남궁훈 생명보험협회장, 이상용 손해보험협회장 등 보험업계 CEO와 단체장 13명은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방카쉬랑스는 당초 소비자, 보험사, 은행 모두에 이익이 되는 이른바 ‘트리플 윈’을 목표로 도입됐지만 지금은 오로지 은행만을 위한 제도로 변질됐다”고 항변했다.
이들은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보낸 호소문을 통해 “방카쉬랑스가 확대되면 상품 설명이 제대로 안 돼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보험설계사가 대량 실직하는 등 산업 전체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내 은행들이 세계 일류 은행과 경쟁하기보다는 보험 등 다른 금융업으로 영역을 넓혀 수수료 수익만을 노리는 ‘우물 안 개구리’식 영업 전략을 펴고 있다”고 은행권을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은행 측은 “4단계 방카쉬랑스가 시행되면 소비자들의 편익이 증가하고 보험사의 수익성과 경쟁력도 개선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청약철회제와 품질보증제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부실판매 가능성이 크지 않고 판매비용 감소로 보험료 인하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 은행업계의 설명이다.
○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 따져 볼 필요
재경부와 금융감독위원회는 “정책 일관성 유지를 위해 일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원론적 의견을 되풀이해 내놓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과 대통합민주신당 신학용 의원이 방카쉬랑스 시행계획을 취소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자 “법안 통과 여부를 지켜본 뒤 추후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방카쉬랑스 확대 시행 여부가 금융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정부가 나서서 파급효과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중요한 현안에 대해 업계 주장이 엇갈린다면 정부가 나서서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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