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저희 차로 사막을 달려 보세요”

  • 입력 2007년 10월 10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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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력 있는 마니아층 겨냥 ‘고급 체험 마케팅’ 확산

《‘매출을 올리려면 마니아를 잡아라.’ 소수의 영향력 있는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한 고급 체험 마케팅이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다수의 대중보다는 해당 브랜드의 마니아를 겨냥해 오감(五感)을 자극하는 고급스러운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 및 고객 충성도를 한층 높인다는 전략이다. 》

○ 돈으로 살 수 없는 ‘짜릿한 경험’ 제공

아시아나항공은 1998년부터 ‘일일조종사 체험일’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 항공기와 똑같은 성능을 가진 시뮬레이터에서 직접 조종간을 잡고 모의 비행을 하는 방식이다. 조종사들의 훈련용으로 쓰이는 시뮬레이터 가격은 100억 원이나 된다. 회사 관계자는 “1회 참가비는 81만 원으로 1년에 10∼15명이 체험하고 있다”며 “참가자 대부분은 비행 마니아들로, 아시아나에 대한 로열티가 높은 고객층”이라고 말했다.

BMW그룹은 아프리카 나미비아, 오스트리아의 알프스 산맥 등지에서 ‘드라이버 트레이닝 행사’를 연다. 매년 1만8000여 명의 전 세계 ‘BMW 마니아’들이 행사에 참가한다. BMW코리아 정영미 차장은 “사막, 빙판에서 오랜 시간 동안 BMW 차량을 몰다 보면 차의 성능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며 “트레이닝 체험 행사에 한 번이라도 참가한 고객은 BMW의 고정 고객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고급 스포츠카를 수입하는 슈투트가르트 스포츠카는 1년에 한두 번 고객을 초청해 드라이빙 스쿨을 연다. 독일의 전문 트레이너가 방한해 한국의 ‘포르셰 마니아들’을 직접 지도한다.

○ 고객 감동시켜 브랜드 로열티 강화

기존의 우량 고객에게 감동을 줘서 해당 브랜드를 계속 이용하게 하는 데도 체험 마케팅이 활용되기도 한다.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는 최근 ‘빈 필하모닉과 함께하는 크루즈’ 참가자 수십 명을 비공개적으로 모집했다. 이들의 상당수는 크레디아의 초우량 고객들. 지중해, 스페인, 이탈리아 등을 도는 이번 크루즈 여행의 참가비는 1000만 원이지만 모집에 별 어려움은 없었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는 멋진 배 위에서 빈 필하모닉의 연주를 생음악으로 들을 수 있는 경험 자체가 ‘감동’이다.

칠레와 미국 등의 와인을 수입 판매하는 나라식품은 주요 고객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와이너리를 방문할 수 있도록 주선해 주고 있다. 나라식품 측은 “주요 고객들이 와이너리 방문 요청을 하면 고객 관리 차원에서 해당 와이너리 쪽에 ‘신경을 써 달라’고 부탁한다”고 말했다.

대홍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의 최숙희 부장은 “‘특별한 체험’을 한 고객들은 해당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고, 추가 소비로도 이어져 매출 증대에 적잖은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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