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두바이유 70달러대 등락… 사상 최고가 ‘초 읽기’
하지만 국제 원유 수요 증가 등으로 다시 오른 두바이 유가는 11일(70.30달러) 70달러대로 올라선 뒤 70달러 안팎을 넘나들며 사상 최고가를 넘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국제유가의 오름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는 점.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27일 현재 77.05달러) 가격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에 나서지 않고 원유 재고가 감소할 경우’ 올해 95달러까지 오르고 내년에는 100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올해 유가를 연평균 62달러로 예상하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6%로 0.1%포인트 올린 정부는 최근의 유가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정경제부 당국자는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유가 움직임은 하반기 성장률에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유가가 10% 오르면 성장률이 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유가가 계속 오르면 한국은 물론 다른 나라들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금리 인상을 통해 유동성을 축소하려 할 것”이라며 “금리인상은 유동성을 바탕으로 급등한 증시 조정으로 이어지고 소비심리도 눈에 띄게 둔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2] 납-니켈 값 전년비 100% 이상 급등… 채산성 압박
한국수입업협회가 발표하는 수입원자재 가격지수인 ‘코이마 지수’는 지난달 253.94로 1995년 12월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협회에 따르면 납과 니켈의 6월 월평균 가격은 지난해 6월에 비해 각각 139.3%, 100.6% 급등했다. 1년 사이에 가격이 두 배로 뛴 것. 특히 납은 최근 한 달 새 15.1%나 올랐다.
납은 건전지와 용접제품, 니켈은 전자제품 광학기기 특수강 제작에 쓰이고 있어 소비자 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고철과 금, 알루미늄, 철광석 등 주요 금속류 원자재의 가격도 전년 동기 대비 5∼21%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속류 원자재를 사용하는 국내 업계는 이미 심한 경영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기계산업팀장은 “특히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타격이 크다”며 “완성차 업체에 납품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이 적어 경영압박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것은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다 투기적 가수요까지 가세했기 때문. 현대경제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이 10% 상승하면 경상수지는 최대 23억 달러 악화되고 경제성장률은 0.029%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추산했다.
[3] 옥수수-밀 가격 상승… ‘애그플레이션’ 연결될 수도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월평균 옥수수(2등급) 가격은 t당 159달러로 지난해 평균(88달러)보다 80.7% 올랐다.
지난해 1000만 t에 가까운 옥수수를 수입한 한국은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의 옥수수 수입국이다.
9월 인도분 밀 선물 가격은 26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장중 한때 사상 최고가인 28kg(1부셸)당 6.64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옥수수 가격 급등은 최근 옥수수가 바이오 에탄올 등 대체에너지 원료로 이용된 데 따른 것이다. 옥수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상대적으로 경작지가 줄어든 다른 작물의 공급이 감소하면서 곡물 가격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국토가 비좁은 한국은 이 같은 ‘애그플레이션(Agflation)’ 현상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곡물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을 말한다.
곡물 가격 상승은 국내 식품과 축산물 가격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라면과 제과 등에 쓰이는 밀가루, 전분 가격을 10%가량 잇달아 올렸으며 옥수수를 주 원료로 하는 가축 사료 값도 덩달아 뛰었다.
축산업자들은 “사료 가격이 오르는 바람에 축산 농가의 사정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