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넓고 집 지을 곳은 많다

  • 입력 2007년 7월 25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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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말레이시아에 자사(自社) 브랜드를 붙인 대규모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는 해외 주택사업을 벌인다.

이번 사업은 단순 하도급 공사가 아니라 용지를 개발해 시공까지 하는 자체 사업이다.

대우건설은 이르면 10월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암팡 지역 내 1만9743m²(약 6000평)에 주상복합아파트 3개 동(棟)과 일반 업무용 건물, 호텔형 임대아파트(서비스드 레지던스) 등 5개 동을 착공할 예정인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아파트 이름은 대우건설 브랜드인 ‘월드마크’이며 해외에서 사용되긴 이번이 처음이다.

아파트 1개 동은 10층 높이로, 나머지 4개 동은 20층 규모로 지어지며 총사업비 규모는 1억5000만 달러(약 1387억 원)에 이른다.

암팡 지역은 60여 개 대사관과 14개의 국제학교가 밀집한 명문 학군으로 한국인 1만여 명이 거주하는 한인 타운이 있다.

아파트가 들어서는 용지는 현지 부동산개발업체인 카우저사(社)가 소유하고 있는 땅으로 대우건설이 토지 지분을 매입해 용지 개발부터 건축까지 일괄 시행한다.

대우건설은 사업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증권 등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형태로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며 현재 막바지 의견 조율을 하고 있다.

대우건설 측은 “이번 사업은 자체 용지를 개발해 직접 건물을 짓는 것으로 단순 도급 사업과 비교해 수익률이 최소한 갑절 이상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1990년대 후반 베트남 하노이 시 외곽에 661만여 m²(약 200만 평)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하려다 실패한 바 있으며 1998년 미국 애틀랜타에서 주택 사업을 한 뒤 해외 주택 부문에서는 손을 뗀 상태다.

하지만 최근 각종 부동산 규제로 국내 주택 경기가 부진해 해외 사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으며 이번에 첫 결실을 보게 됐다.

대우건설은 말레이시아 사업 외에도 코오롱건설, 동일하이빌 등과 함께 하노이 시 인근에 아파트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편 GS건설도 베트남 호찌민 시 남쪽 냐베 지역 330만 m²(약 100만 평)에 ‘자이(XI)’ 브랜드를 앞세워 신도시를 조성할 계획이어서 대형 건설사들의 해외 주택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고 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국내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가 많아 수익을 내기 어렵다 보니 자금력이 있는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해외 주택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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