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쇠고기 비행기 대신 배로 '본격 상륙'

  • 입력 2007년 7월 16일 12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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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크게 늘며 본격적인 한국 식탁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증가 추세와 가격 경쟁력 등으로 미뤄 오는 9월께 수입 조건 개정과 함께 갈비까지 들어올 경우, 미국산 쇠고기는 호주산이 독점하고 있는 수입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농림부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등에 따르면 미국산 쇠고기는 지난 4월말 3년5개월 만에 수입이 재개된 이후 현재까지 2개월여 동안 모두 118건, 1천497톤이 국내에 들어왔다.

한 달 전인 6월13일 통계(37건, 248톤)와 비교해 수입 건수는 3배, 수입 물량은 6배 이상으로 폭증했다. 한 달 만에 1천200여톤(81건), 컨테이너로 환산하면 67개 분량의 미국산 쇠고기가 밀려 들어온 셈이다.

1천497톤 가운데 906.3톤(82건)은 검역 합격 판정과 함께 통관을 마쳐 이미 시중에 풀렸거나 유통을 기다리고 있으며, 523.3톤(33건)은 현재 검역 절차를 밟고 있거나 하역이 끝나 검역 창고로 실려 오는 중이다.

그러나 67.1톤은 검역 불합격으로 반송 또는 폐기됐다. 여기에는 지난 5월말~6월초 수입된 뒤 미국 내수용으로 확인돼 반송된 카길사의 15.2톤, 타이슨사의 51.3톤이 포함됐고, 나머지 500~600㎏은 뼛조각 검출로 해당 박스만 반송된 경우다.

5월까지는 수입업체들이 주로 도매상들에게 품질 테스트용으로 제공할 소량의 '맛보기'를 비행기편으로 수입했다면, 6월 이후에는 대부분 배편을 통해 대량 반입되는 추세다. 카길, 타이슨, 스위프트 등 미국 메이저 육류업체들도 한국행 수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검역원 관계자는 "최근에는 비행기로 들어오는 물량은 극히 미미하고, 대부분 컨테이너 몇 개씩 배로 들어오고 있다"며 "지난달 미국 내수용 쇠고기 수입 사건 이후 아직까지 별다른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공급이 크게 늘면서 대형유통업체로는 처음으로 롯데마트가 지난 13일부터 전국 53개 매장에서 미국산 냉장 및 냉동 쇠고기 판매에 들어갔다. 가격은 한우의 절반 이상, 호주산 쇠고기보다도 15~25% 정도 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갈비 등을 포함한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 여부가 결정될 한미 간 수입 위생조건 협상은 다음달께 열릴 전망이다.

현재 농림부와 검역원 등은 이달 초 미국 현지조사를 통해 수집한 결과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다음 주말까지 미국산 쇠고기 위생조건 개정에 관한 정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정부안은 이달 중 농림부와 검역원, 생산.소비자.환경 단체 관계자들로 구성된 가축방역협의회에 상정되고, 논의를 거쳐 우리 측 최종 협상안이 확정된다.

이후 협상이 원만히 진행될 경우 이르면 9월께 새로운 위생조건이 맺어질 수도 있지만, 내수용 쇠고기 수출 등 문제가 재발할 경우 개정 시점이 크게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창섭 농림부 가축방역과장 역시 "이번 미국 조사 과정에서 미국 측에 더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현행 '뼈없는 살코기' 위생조건 아래서 무난하게 수입이 이뤄지는 경우에 한해 (수입 위험평가 절차상) 6단계인 위생조건 협상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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