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토종車 ‘치루이’ 내수 1위 돌풍

  • 입력 2007년 5월 21일 03시 05분


16일 중국 안후이 성 우후 시 치루이 자동차의 승용차 조립 제2공장. 근로자들이 조립을 마친 대표 모델 QQ를 최종 점검하고 있다. 우후=하종대 특파원
16일 중국 안후이 성 우후 시 치루이 자동차의 승용차 조립 제2공장. 근로자들이 조립을 마친 대표 모델 QQ를 최종 점검하고 있다. 우후=하종대 특파원
최근 중국에서는 토종 자동차 기업인 ‘치루이(奇瑞·영문명 Chery)’ 자동차가 화제다. 1997년 설립된 후 10년 만인 올해 3월 중국 내 판매 1위로 올라서며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 언론은 “동풍(東風)이 서풍(西風)을 제압했다”고도 표현했다.

16일 중국 외교부와 안후이(安徽) 성 정부 안내로 ‘중국 자동차의 자존심’인 치루이 자동차 공장을 찾았다. 치루이가 외신기자들에게 공장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창조혁신(創新)’ 구호 곳곳

베이징(北京) 주재 외신기자 50여 명과 함께 찾은 안후이 성 우후(蕪湖) 시 치루이 자동차의 승용차 조립 제2공장.

공장 벽면의 ‘이인위본(以人爲本) 개척창신(開拓創新) 품질지상(品質至上) 추구탁월(追求卓越)’이라는 가로 세로 1m 크기의 글씨가 눈에 확 띈다.

조립라인 옆 칠판엔 매일 현장에서 발견되는 문제점과 원인 분석, 관련 조치가 빼곡히 적혀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남모르는 긴장감이 흐른다. 16일 오후까지 생산량이 월 생산목표 7892대(승용차 조립 B라인 기준)의 30.8%(2430대)에 그쳐서인지 작업 도중 농담 한마디 건네는 직원이 없다. 하지만 노동절 연휴(1∼7일)를 감안하면 목표량을 밑돈다고 보기는 어렵다.

○ 중국의 ‘자주 브랜드’로 우뚝

1997년 안후이 성의 5개 국유투자공사가 17억5200만 위안(약 2102억 원)을 들여 설립한 치루이는 2002년 내수 판매 5만 대를 돌파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2004년을 제외하고는 창사 이후 매년 60∼118%의 초고속 성장세를 보였다.

2001년 10월 27일 시리아에 처음 수출한 후 지난해 5만 대를 넘었으며 10년 안에 연간 50만∼100만 대로 늘릴 계획이다.

연료 절감 기술이나 공해 방지 기술, 전자 기술은 선진국과 차이가 적지 않다. 새 모델을 많이 출시했지만 여전히 가장 잘 팔리는 차종은 대우차 마티즈의 ‘짝퉁’인 ‘QQ’다. 치루이의 대당 판매수익은 한국 일본 미국의 10∼20%인 300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치루이는 매출액의 10%를 매년 연구개발에 쏟아 붓고 있다. 약 2만 명의 인력 중 15%(3000명)가 연구원이다. 연구 방향도 환경 보호와 연료 절약형 미래자동차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달 치루이 공장을 찾은 베이징현대자동차의 노재만 총경리는 “조립라인이 어수선해 아직은 생산성이 낮지만 앞으로 저임금을 바탕으로 기술 경쟁력을 갖추면 세계시장에서 또 다른 경쟁자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후=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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