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들은 ‘스포츠 외교관’…국제행사 유치 나서

  • 입력 2007년 4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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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들이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은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또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과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2012년 여수 국제박람회(EXPO)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

이 같은 대기업 총수들의 지원 활동은 기업과 총수 자신이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 국제대회 유치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가장 활동이 돋보이는 기업인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삼성그룹 이 회장.

그는 23∼27일 국제경기연맹총연합(GAISF)의 주관으로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스포츠 어코드’ 행사에 참가해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 행사에는 IOC 위원 등 800여 명의 국제 체육계 인사가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 회장의 활동은 평창 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는 7월 과테말라 IOC 총회 때까지 관련 행사에 직접 참석해 스포츠 외교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 박 회장도 스포츠 어코드 행사에 참가해 국제유도연맹(IJF)과 IOC 위원 등을 하면서 친분을 쌓은 국제 스포츠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평창 유치의 당위성을 적극 알릴 예정이다.

㈜두산 신동규 부장은 “박 회장은 IOC 위원들의 표심(票心)을 잡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며 “올해 들어 국내에 체류한 기간은 보름이 채 안 된다”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지난달 30일 그리스를 방문해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과 미노스 키리아쿠 IOC 위원 등을 만나 평창올림픽 유치 지원을 요청했다.

2012년 여수 엑스포 유치위원회 고문을 맡고 있는 현대차그룹 정 회장은 이번 주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 준공식과 현대차 체코공장 기공식 참석을 계기로 유럽에서 유치 활동에 적극 나선다.

정 회장은 유럽 공장의 준공, 기공식에 각각 참석하는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와 미레크 토폴라네크 체코 총리 등 양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여수 엑스포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여수 엑스포 유치위원장인 동원그룹 김 회장은 매주 한 번 유치위원회 사무국이 있는 해양수산부로 출근해 유치 활동을 직접 챙기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들의 지원 활동은 국제대회 유치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기업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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