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상근부회장 ‘구인난’

  • 입력 2007년 4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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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석래 회장을 보좌해 전경련 실무를 총괄하고 안살림을 맡을 상근 부회장 인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 회장 등 회장단은 ‘재계 의견을 확실하게 대변하겠다’며 관료 출신 조건호 부회장을 11일 물러나게 한 지 열흘 이상 지났지만 아직 적당한 후임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조 회장은 12, 13일 부산에서 열린 한일경제인회의에 참석해 “다음 주에는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인선이 늦어지고 있다.

그가 이끄는 효성그룹이 재계 30위권인 만큼 전경련의 위상 강화를 위해서는 삼성, 현대·기아차, SK, LG 등 4대 그룹 출신이 상근 부회장을 맡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재계의 대체적인 기류다.

조 회장도 이런 점을 의식해 4대 그룹에 적임자를 추천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해당 그룹에서는 일단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선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전경련 상근 부회장을 보는 ‘눈높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전경련으로서는 재계 의견을 대외에 알리는 자리이므로 주요 그룹 부회장급의 중량감 있는 인사를 영입하고 싶어 한다. 실제로 과거 전경련 부회장을 거친 손병두 서강대 총장이나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은 상당한 ‘중량급 인사’로 꼽혔다.

하지만 후보군에 들어가 있는 주요 재계 인사들은 전경련 상근 부회장직에 별 흥미를 못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가 2년으로 비교적 짧고 보수도 민간 기업보다 적어 최고경영자(CEO)직을 박차고 나올 만한 매력이 적다는 것. 여기에 전경련의 위상 하락도 부회장 인선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경련은 2005년 현명관 부회장의 후임을 뽑을 때도 적임자를 구하지 못해 한 달 이상 시간이 걸린 바 있어 이번 부회장 인선이 어떤 식으로 결말이 날지 주목된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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