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전경련 회장 “새 부회장, 관료 출신은 안 돼”

  • 입력 2007년 4월 13일 03시 05분


조석래(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12일 “신임 상근 부회장은 관료 출신이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이날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부산롯데호텔에서 개막한 한일경제인회의에 참석해 본보 기자와 만나 “신임 부회장을 관료 출신으로 임명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 잘하는 사람으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11일 회장단 회의에서 관료 출신인 조건호 상근 부회장과 하동만 전무를 전격적으로 퇴진시킨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동안 경제계에서는 국내 대기업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전경련 수뇌부에 관료 출신이 포진해 있는 것은 민간기구의 자율성에 배치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공무원 출신이 전경련 고위 임원을 맡는 것은 대(對)정부 로비나 민관 협력에는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정책을 둘러싸고 정부와 재계의 견해 차이가 있을 때 민간 분야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관료 출신이 전경련 부회장을 맡은 것은 1989∼1993년 한국은행 총재와 동력자원부 장관을 지냈던 최창락 씨 이후 조 부회장이 처음이며 부회장, 전무가 모두 관료 출신으로 구성된 것은 조 부회장-하 전무 체제가 유일했다.

재계 안팎에는 4대 그룹 출신이거나 이 그룹들의 추인을 받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급 인사가 신임 전경련 부회장에 임명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렇게 되면 조 회장 아래 전경련 ‘빅3’ 자리인 부회장, 한국경제연구원장, 전무가 모두 비(非)관료 출신 인사로 구성돼 앞으로 전경련이 재계 대변자로서 자기 색깔을 분명히 하고 정부, 노동계, 시민단체 등에 대해 목소리를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부산=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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