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핵심인원 교체…대정부 강경노선 예고

  • 입력 2007년 4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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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가 11일 상근부회장과 전무, 전경련 부설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등 핵심 고위 임원 3명을 모두 전격 교체했다.

조석래 신임 회장 취임 후 이뤄진 이번 전경련 인사는 최근 전경련 운영을 둘러싸고 회장단 사이에서 “전경련이 재계의 진솔한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정부 눈치를 많이 본다”는 불만이 적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전경련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신임 조 회장 취임 후 첫 비공개 회장단 회의를 열고 조건호 상근부회장과 하동만 전무, 노성태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등 3명을 퇴진시키기로 결정했다.

후임 한경연 원장에는 김종석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가 임명됐으며 전무에는 이승철 상무를 승진시켰다. 후임 상근부회장은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조 회장은 이날 회장단 회의 후 “앞으로는 전경련 운영을 회장단이 의견을 많이 내고 이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며 “전경련도 어느 정도는 개혁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사무국 조직 개편 등 추가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임호균 전경련 홍보실장은 “후임 상근부회장은 재계 단합을 도모하고 경제 현안을 슬기롭게 풀어 갈 역량 있는 사람을 물색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관료 출신인 조 부회장과 하 전무 등이 정부를 지나치게 의식해 경제계의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전경련 운영에도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전경련 고위 간부 인사는 상당히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경련 부회장인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은 지난달 20일 임시 전경련 총회에서 “사무국의 소임을 모르고 무분별한 발언을 함으로써 많은 혼선을 야기한 사무국의 책임은 마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시장경제주의자인 신임 이승철 전무는 그동안 ‘재계의 입’으로 불리면서 출자총액제한제도 등을 둘러싸고 정부 정책에 관해 ‘쓴소리’를 많이 했다. 또 신임 김종석 한경연 원장도 언론 기고 등을 통해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날카롭게 비판해 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경련은 특히 대기업 정책과 관련해 정부와 적잖은 갈등도 예상된다.

이날 회장단 회의에는 조석래 회장을 비롯해 조양호 한진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이준용 대림 명예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허영섭 녹십자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 등 10명이 참석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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