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타결]시민들 우려ㆍ기대 엇갈려

  • 입력 2007년 4월 2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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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소식이 2일 발표되자 시민과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무리한 협상'이라는 우려와 `선진화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엇갈렸다.

주부 임모(45 여)씨는 "우리 쌀과 농축산물 시장이 완전히 붕괴될 수 있다는 걱정도 들지만 값싼 쇠고기와 쌀, 농산물로 서민층의 식비부담은 줄어들 것 같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우리 농민들이 친환경농산물로 승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회사원 장모(29)씨는 "솔직히 몇 년 뒤 FTA를 체결할 바에는 이번에 미룰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준비는 항상 부족한 것이기 때문에 빨리 시험대에 오르는 것이 좋다고 본다"며 "미국의 거대한 시장 속에서 살아남는다면 우리나라는 급속히 선진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인 유학생 우웨이(29 여)씨는 "한국 정부가 자국의 취약한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잘 마련해 놓았는지 의문"이라며 "하지만 한국은 경제발전을 위해 궁극적으로 FTA를 체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현직 판사는 "미국 의회가 정한 협상시한에 얽매여 협상을 타결지은 것 같아 아쉬운 면이 있다"며 "다음 정권으로 넘겨 새로 시작할 수도 있는 문제인데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 공적을 남기고 싶어 무리했다는 느낌도 든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김모 교수는 "참여정부는 FTA타결로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중대한 잘못을 범했다"며 "협상이 타결됐다고 모든 게 끝난 게 아니라 국회비준이라는 2라운드가 남아있다. 올해는 대선이 있기때문에 한미FTA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주도에서 40년째 감귤 농사를 하고 있는 채용수(65)씨는 "감귤이 안 나오는 시기에 오렌지를 무관세로 수입하겠다고 하는데 현재 일년 내내 하우스에서 재배한 감귤이 나오고 있다"며 "이제 시설에 막대한 투자를 한 하우스 농가들이 빚덩이에 앉을 것"이라며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아울러 대학생 김모(20)씨도 "한미FTA는 민중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것이다. FTA협상에 따른 이득으로 피해보는 계층을 도와준다고 하지만 자본의 속성상 가능할 지 의문이다"라며 "정부가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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