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FTA' 분신 허세욱 씨 위독

  • 입력 2007년 4월 2일 1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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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FTA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한 허세욱(54) 씨의 가족 및 관계자들은 2일 허 씨가 입원한 한강성심병원에서 생명이 위독한 상태로 알려진 허 씨의 쾌유를 빌면서 최종 협상 결과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분신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와 뜬눈으로 밤을 지샌 가족들 일부는 '나도 따라 죽고 싶다'는 등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으며 일체의 면회 요청을 거절한 채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할말을 잃은 표정이었다.

의료진은 이날 "허 씨의 상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생명이 위독하다. 오늘 중기관지 내시경을 통해 정확한 상태를 파악할 예정이며 금주 중 피부 이식을 실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허 씨가 이날 의식을 회복했지만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숨을 쉬고 있으며 기도까지 화상을 입어 패혈증이나 폐렴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분신 직전 허 씨와 전화 통화를 했던 동료 이모(43) 씨는 "'편지를 써서 집에 뒀다'는 허 씨의 말을 듣고 불길한 예감이 들어 달려가 보니 장롱 속에 유서가 있었다"며 "시위 현장과 경찰에 이를 알렸지만 불상사를 미처 막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날 오전 병원 1층 보호자 대기실에는 가족과 민주노동당 당원 등이 계속 남아 허 씨의 쾌유를 빌며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한미 FTA의 협상 추이에 귀를 기울였다.

광화문 일대에서 벌인 시위를 마치고 이날 병원을 찾은 민노당 당원과 한미 FTA반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회원 중 30여명은 밤새 병원에 남아 허 씨의 상태를 걱정하며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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