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재산 공개…행정부 평균 2억6500만원 늘어

  • 입력 2007년 3월 31일 0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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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재산신고 변동 내용이 공개된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5층 합동브리핑실에서 행정자치부 관계자가 고위 공직자와 공직 유관단체장의 재산변동신고 목록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공직자 재산신고 변동 내용이 공개된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5층 합동브리핑실에서 행정자치부 관계자가 고위 공직자와 공직 유관단체장의 재산변동신고 목록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박희태 의원은 44억5500만 원의 재산이 늘었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변동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면 실제로 새로 늘어난 재산은 별로 없다. 지금까지 보유해 온 서울 강남구 역삼동 주택과 강남구 대치동 상가, 서초구 서초동 사무실, 경기 용인·평택과 강원 평창 등에 있는 땅 등 부동산과 3개의 골프장 회원권의 가격을 이번에 처음으로 변동된 가격으로 바꿔서 신고했더니 이렇게 늘어나 버린 것이다. 박 의원의 가액 변동은 44억700만 원.

지난해 54억9600만 원대의 재산을 신고해 행정부 고위 공직자 중 재산총액 7위를 기록했던 정성진 국가청렴위원장. 이번 재산공개에서는 양도소득세 납부 등으로 실제 재산이 5488만 원이나 줄었지만 순위는 오히려 3위로 뛰어올랐다. 본인과 부인 명의로 돼 있는 경기 평택과 경남 김해 등의 임야와 전답, 서울 강서구 등촌동 대지 등 부동산의 신고가액이 무려 40억7500만 원이나 늘었기 때문이다. 정 위원장은 행정부 공직자 중 재산 증가 1위를 기록했다.

공직자윤리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매년 부동산과 증권의 가액 변동을 신고하게 돼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 규모가 ‘실체’에 가깝게 드러났다.

지난해까지는 부동산이나 주식을 새로 사거나 팔지 않으면 최초에 신고한 가격을 해마다 그대로 신고했다. 10년 전에 1억 원을 주고 산 아파트가 이후 5배 올랐더라도 매년 1억 원으로 신고해 왔던 것. 주식도 주가 변화에 관계없이 처음 산 가격 그대로 신고하면 됐다.

하지만 올해부터 부동산은 건설교통부가 고시한 공시가격과 공시지가에 따라, 주식은 연말 종가를 기준으로 변화한 가격을 신고해야 한다.

이번 재산공개 결과 행정부 고위 공직자의 평균 재산 증가액은 2억6500만 원으로 이 중 가액 변동분은 2억1000만 원이었다. 가액 변동분을 빼고 실제로 재산이 늘어난 부분의 평균은 지난해 6600만 원보다 적은 5400만 원으로 가액변동 신고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공직자들은 부동산 투기 등으로 재산을 늘리지 않았고 장기 보유했을 뿐인데 재산이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고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1993년 재산공개 실시 이후 해마다 공개된 재산이 실제 가치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는 것을 이번 재산공개에서 보여 준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신고에서도 부동산의 경우 2006년 1월 1일 기준 공시가격이라 실거래가의 80% 정도를 반영하는 것이어서 여전히 공직자들이 갖고 있는 실제 재산을 완전히 반영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 고위공무원 지방의원도 이날 일제히 재산을 공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직자윤리법에 의한 보유주식 매각과 봉급 등으로 재산이 19억8100만 원이 늘어난 44억6644만 원으로 신고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가액변동 신고:

부동산, 골프회원권, 주식 등의 가격을 현재 거래되는 시세로 신고하는 것. 그동안에는 매매를 하지 않는 한 최초 신고가액이 그대로 유지돼 왔다. 예를 들어 현재 20억 원의 가치가 있는 아파트라도 최초에 2억 원에 분양받았으면 2억 원으로 신고해 왔다. 이는 실제 재산가치와 큰 차이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부터 매년 갱신해 신고하도록 했다.

국무위원 재산신고 내용
이름 재산총액총증감액
권오규 경제부총리10억800만 1억4600만
김신일 교육부총리 2억5500만 3600만
김우식 과기부총리41억5000만2억9700만
이재정 통일부장관 3억300만비교대상 없음
송민순 외교통상부장관10억9900만1억5800만
김성호 법무부장관23억2700만7억6900만
김장수 국방부장관 7억4400만2억100만
박명재 행정자치부장관 7억1900만1억6000만
김명곤 문화관광부장관 5억2800만 4400만
박홍수 농림부장관 -2900만1억3500만
김영주 산업자원부장관 8억2230만3억1523만
노준형 정보통신부장관 6억1200만2억3800만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2억6400만 7600만
이치범 환경부장관 1억1200만1억500만
이상수 노동부장관 8억6000만 5100만
장하진 여성가족부장관 5억8500만 9600만
이용섭 건설교통부장관10억6000만3억9600만
김성진 해양수산부장관16억1200만7억5300만
장병완 기획예산처장관34억3700만3억2800만

국회의원 가액변동 상위 10위
순위성명소속가액변동액(원)
1정몽준7278억5300만
2박희태44억700만
3이은영40억5100만
4심재덕31억3700만
5박종근22억3900만
6심재철18억4500만
7김기현17억2100만
8김무성16억6000만
9정의화16억5600만
10이혜훈16억4200만

행정부 재산 가액 변동 상위 10명
성명소속 직위가액 변동액
1 정성진국가청렴위원장40억7500만
2 권영건교육인적 안동대 총장33억7400만
3 홍기화KOTRA 사장28억5800만
4 서승진산림청장20억2900만
5 김기수전직 대통령비서관16억7200만
6 권태호법무부 법무연수원 기획부장(평검사)15억1100만
7 하옥현광주지방경찰청14억3800만
8전홍렬금융감독원 부원장12억5400만
9김재호한국수자원공사 감사10억5500만
10심윤조외교통상부 차관보10억4100만

법무부 검찰 가액 변동 상위 10명
순위이름소속 직위가액 변동액(원)
1권태호 서울고검 검사 15억1164만
2정진호 법무부 차관 8억700만
3황희철 대검 공판송무부장 7억9566만
4정상명 검찰총장 6억9533만
5안종택 서울북부지검장 6억8105만
6이훈규 인천지검장 6억5933만
7김성호 법무부 장관 6억5500만
8권재진 대구고검장 6억1450만
9조승식 대검 형사부장 5억4750만
10박영수 대전고검장 5억3300만

법원, 헌재 가액 변동 상위 10명
순위이름소속 직위가액 변동액(원)
1김종백 서울고법 부장판사24억153만
2김수형서울고법 부장판사18억5593만
3이윤승 서울북부지법원장16억3509만
4최병덕 서울고법 부장판사13억4818만
5목영준헌법재판관13억2926만
6이공현헌법재판관12억1009만
7박송하 서울고법원장 11억4420만
8김희옥헌법재판관10억3145만
9차한성법원행정처 차장9억7900만
10박해성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9억740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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