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한미FTA, 쌀 개방 시 비준불가"

  • 입력 2007년 3월 23일 14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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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막판협상 과정에서 미국측이 쌀을 협상대상으로 거론한 데 대해 그간 한미 FTA 체결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보이던 범여권 인사들도 반대 입장을 표시하고 나섰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2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쌀 문제는 한미 FTA에서 거론 조차 돼서는 안된다"며 "미국측이 쌀 문제를 들고 나와 협상 자체를 어렵게 만든다면 협정의 국회 비준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달 원내대표도 "미국이 쌀 문제를 들고 나와서 쇠고기 문제를 양보 받으려 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미국이 무리하게 우리 정부의 양보를 요청한다면 우리 정부 협상단은 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는 단단한 각오를 갖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국회 한미FTA체결대책특위 위원장인 홍재형 최고위원은 "쌀 문제가 나오면 정부가 협정을 체결해서는 안된다는 게 당의 강한 입장"이라며 "정부가 쌀 뿐만 아니라 다른 농산물도 민감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 위원은 이어 "자동차와 섬유 분야에서 한국상품의 미국시장 접근을 확대하지 않으면 한미 FTA를 체결할 아무런 이유가 없으며 국회에서 비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탈당 의원들로 구성된 통합신당추진모임의 변재일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이날 집행회의에서 "우리 농민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마련된 쌀 시장 개방일정도 감당하기 벅차다"며 "더 이상의 쌀 시장 개방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미국의 전략에 말려서 쌀 시장을 지키기 위해 자동차, 섬유, 쇠고기 문제를 양보해서는 안된다"며 "한미 FTA 고위급 회담에서 미국측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진다면 우리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천정배 이계안 제종길 의원 등 민생정치준비모임의원들과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한미 FTA 약제비 추가부담, 이대로 좋은가'란 주제의 토론회에 참석, 의약품 분야 협상결과에 따른 국민 의료비 추가부담 폭을 점검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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