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순상품교역조건지수 73.2 ‘사상 최저치’

  • 입력 2007년 2월 15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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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난해 싸게 팔고, 비싸게 사는 실속 없는 장사를 했다.”

지난해 수출 단가가 떨어지고, 수입 단가는 올라 교역 조건이 사상 최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06년 중 무역지수 및 교역 조건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00년=100)는 2005년(79.0)보다 7.3% 떨어진 73.2로 사상 최저치였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00단위를 수출해 번 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나타낸다. 100단위를 수출하면 2000년에는 100단위를 수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73.2단위만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싸게 팔고 비싸게 사는 ‘밑지는 장사’를 했다는 얘기다.

이 지수가 떨어지면 수출 증가로 경제 규모가 커져도 국민소득은 늘지 않기 때문에 체감경기 악화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995년에 사상 최고치인 138.5로 치솟았다가 1996년 125.4로 떨어진 이후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하락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은은 교역 조건이 나빠진 것은 전기 전자제품 등 주력 수출 품목들의 국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출 가격이 떨어진 반면 수입 원자재 가격은 급격히 올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수출 단가는 기계류와 정밀기기, 전기 전자제품 등의 단가가 떨어지면서 전년 대비 0.3% 하락했다. 이에 반해 수입 단가는 원유, 비철금속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전년 대비 7.7% 상승했다.

이상현 한은 국제수지팀 차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3분기(7∼9월)에 71.2까지 떨어졌던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4분기(10∼12월)에는 73.6으로 올라갔다”며 “교역 조건이 다소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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