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면, 그리고 ‘특별한 봄’

  • 입력 2007년 2월 13일 03시 00분


9일 사면이 발표된 재계 총수들이 그동안의 ‘은둔’에 가까운 모습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경영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번 특별사면의 가장 큰 수혜자인 두산그룹 오너들의 경영 행보가 가장 눈에 띈다.

특히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은 이번 사면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까지 회복할 것으로 보여 회사 경영은 물론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등 대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회장은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한 뒤 “대주주의 역할”을 강조하며 경영 복귀 의사를 강력히 내비쳤다.

그의 경영 복귀 신호탄은 우선 다음 달 중순에 있을 두산중공업과 ㈜두산 등 주요 계열사 주주총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회장은 주총에서 등기이사 자격을 먼저 회복한 뒤 본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이라는 게 그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동생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도 사면 이후 11일 노무현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동참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박 부회장이 대통령 수행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12일 김병호 사장이 주재하는 본부장(전무급) 회의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이제 형사입건 조치 사유가 되는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형인 김석원 쌍용양회 명예회장은 서울 시내에 새로 사무실을 마련하고 재기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중구 저동 쌍용양회 집무실은 지난해 2월 폐쇄된 상태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김석원 회장은 조만간 동생인 김석준 회장과 만나 향후 계획에 대해 협의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이번 사면을 계기로 동국제강이 사활을 걸고 진행하는 충남 당진 후판공장과 브라질 세아라스틸 건설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도 그룹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의 대표이사 회장직을 유지하며 그룹 경영을 본격적으로 챙긴다는 계획이다.

임 명예회장은 1년 8개월의 수감생활 중에도 일주일에 한 번씩 나드리화장품, 종가집김치 인수 등에 대해 보고를 받는 등 경영권 행사에 관심을 보여 왔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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