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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9일 0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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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시 풍천면의 ‘풍천친환경딸기작목반’ 소속 농민들이 국내 판매가보다 20∼30% 싼값에 딸기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경북지역 사과 재배 농민들이 수출가격이 낮다며 3년째 대만 수출을 기피해 유일한 사과 수출시장을 잃을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딸기 재배 농민들이 ‘저가 수출’을 감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작목반 최상길(53·풍천면 기산2리) 반장은 8일 “현재 딸기 특품(최상품)의 경우 kg당 국내 납품 가격은 1만 원 선인 데 비해 수출가격은 7000원”이라며 “국내 판매도 중요하지만 외국에 브랜드를 알리고 수출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 반장은 “당초 작목반원 중 일부는 ‘수출가격이 낮다’며 난색을 표했다”면서 “그러나 ‘국내 판매가 제대로 안 될 때를 대비해 당장은 약간의 손해를 감수할 필요가 있다’며 적극 설득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딸기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로 유입되는 지하수가 줄어 생산이 제대로 안 되는 바람에 수출이 중단된 후 3년여 만에 재개된 수출 기회를 다시 놓칠 수 없다고 판단했으며 작목반원들도 이에 공감했다는 것.
이 작목반 소속 11가구 농민들은 지난해 12월 대만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으로 수출을 시작한 이후 현재 절정의 출하기를 맞아 손길이 더욱 바빠지고 있다.
이들은 신뢰도를 쌓기 위해 4월까지 매주 0.5∼1t씩 꾸준히 수출할 계획이다.
이들이 생산하는 ‘풍천딸기’는 지난해 11월 초부터 출하되고 있는데 색상이 선명하고 과육이 단단하며 향기와 당도가 높아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딸기는 지난해 6월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무농약 인증을 받기도 했다.
이 작목반은 10ha 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연간 500여 t의 딸기를 생산해 15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한편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주로 농산물을 수출하는 경북통상㈜ 관계자는 “경북지역 사과 재배 농민들이 가격이 낮다고 계속 수출을 꺼리면 향후 2, 3년 내 대만시장을 완전히 잃을 것”이라며 “딸기 재배 농민들의 ‘저가 수출’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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