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키아 기다려라”

  • 입력 2007년 1월 2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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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 기다려 주십시오. 세계 1위 노키아를 따라잡겠습니다.”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사업을 총괄하는 최지성 사장이 세계 1위 노키아를 제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 사장은 27일 기자들과 만나 휴대전화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노키아를 따라잡아야죠?”라는 질문을 받고는 “3개월이나 6개월 안에 뭘 바꾸는 것은 어렵겠지만 1년만 기다려 달라. 신제품도 만들고 해야 하니까”라고 대답했다.

○ 2위 모토로라 부진도 기회

최 사장의 자신감 있는 태도는 지난해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으로 재직할 때 세계 TV 시장 1위를 차지한 저력에서 나온 것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세계 휴대전화 시장 3위지만 ‘보르도TV’의 신화를 이룩한 최 사장의 공격적 경영을 바탕으로 1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세계 2위인 모토로라가 휘청거리고 있다는 사실도 삼성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주고 있다. 모토로라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7∼9월) 11.9%에서 4분기(10∼12월) 4.4%로 크게 떨어졌다. 히트 모델인 ‘레이저폰’ 효과가 사라지고 쓸 만한 후속 모델이 나오지 않은 탓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올해 안에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중저가 모델을 인도, 동남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 내놓으면서 노키아에 도전장을 던질 방침이다. 프리미엄 제품 시장에서는 선전(善戰)해 왔지만 중저가 제품 위주의 신흥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내 왔기 때문이다. ○ 컨버전스 시대, 삼성전자에 유리

삼성이 노키아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노키아의 지난해 출하량은 3억4750만 대로 삼성전자(1억1800만 대)의 3배에 이른다. 성장 속도가 빠른 신흥시장도 노키아가 이미 선점해 놓은 상태.

특히 수익구조에도 ‘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노키아의 지난해 영업이익률(15.3%)은 삼성전자(10.3%)와 5%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차이는 노키아가 가지고 있는 이동통신 원천기술 특허에서 나오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단기간에 따라잡기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노근창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신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PC, 가전 기술이 결합한 컨버전스 제품이 주력이 되는 시대가 오면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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